조혈모 세포 등록 10년 만에 적합자에게 기증, 함양군청 배이슬 주무관

조혈모 세포 등록 10년 만에 적합자에게 기증, 함양군청 배이슬 주무관

기사승인 2018-10-26 13:31:15



조혈모 세포 기증 희망을 등록한 지 10년 만에 기증 가능한 적합자가 나와 오래된 약속을 지킨 공무원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경남 함양군청에 근무하는 배이슬(30‧여) 주무관.

배 주무관은 최근 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예상치 못했던 전화 한 통을 받고는 깜짝 놀랐다.

내용인즉슨, 배 주무관의 조혈모 세포 기증이 가능한 적합자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배 주무관이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던 게 10년 전이다.

평소에도 남 돕는 것을 좋아한 그는 어려서부터 헌혈도 꾸준히 해왔다.

10년 전 우연히 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안내문을 보고는 자신의 조혈모 세포를 기증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는데, 그 기회가 이제 찾아온 것이다.

가족이 아닌 경우 조혈모세포가 일치할 확률은 2만명당 1명 꼴로, 극히 낮아 기증을 희망하더라도 적합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조혈모세포 채취는 3일 동안 진행되는데 기증자 본인도 신체가 건강하지 못하면 기증 자체도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 주무관은 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연락을 받자마자 부모님께 기증 의사를 먼저 알렸다.

자식 걱정이 앞섰던 부모님을 배 주무관은 차근차근 설명하며 설득했고, 부모님도 딸의 의사를 존중하며 격려해줬다.

이제 공무원 3년 차인 배 주무관의 이 같은 선행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군청 내 공직 사회에 조혈모세포 기증 인식에 대한 조그만 반향을 일으켰다.

배 주무관은 3일 동안 조혈모세포를 채취한 후 쉰 뒤에 다시 정상근무에 들어간다.

그는 “생명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처음 알았어요. 항상 마음의 빚처럼 남았는데 이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식을 받으시는 분이 하루빨리 완치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함양=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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