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 2016년 12월 7일 장중 1987.26을 찍은 후 22개월 만에 2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 시장에서의 상황은 그때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코스피 2000선이 아래로 떨어진 시점에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에는 외인이 순매수를 보인 반면, 올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30일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507억원 순매도 했다. 2016년 12월 한 달 동안 1조551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이 들어온 것과 비교하면 두 배이상 투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또한 유가증권시장에서 2016년 한 해 동안 외국인 투자금은 11조3359억원어치가 들어왔다. 이에 반해 올해 10월 까지 외국인 투자금은 6조1681억원 규모가 국내 증시를 떠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극명한 상환 반전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외인 자금 이탈 여부와 국내 증시 등락 관계가 꼭 들어맞을 수는 없다. 2005년~2007년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많이 빠져 나갔지만 기관 투자금이 증시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주가가 2000선을 등락했는데, 그 당시는 주가를 이끌만한 요인(모멘텀)이 없었다”라면서도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코스피 지수를 올리고, 바이오 업종이 주목 받으면서 코스닥 지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해 상승세를 거듭하며 올해 1월 사상 역대 최고치인 2607.10를 기록했다.
◇달라진 상황
22개월 전 코스피가 추춤했을 당시 국내 경제는 침체를 벗어나고 있었다. 유동자금도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 몰리고 있었다. 2000년도 초반 IT버블에 비견될 만큼 제약·바이오분야에 있어서 버블을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
또한 미국이 당시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50~0.75%로 0.25%p 인상했지만, 국내 기준금리는 1.25%로 미국보다 낮았다. 하지만 올해 10월 29일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졌을 때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인상을 거듭했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한번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됐다.
현재 기준금리는 한국이 1.50%, 미국이 2.00~2.25%다.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는 역전돼 0.75%p까지 벌어진 셈이다. 그만큼 외화 유출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에 있어서 일관성 결여와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의 보수적인 금리 정책으로 증시 불안을 키웠다”면서 “현재로서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수도 지켜볼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