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억원 투입한 파스퇴르연구소, 무늬만 ‘한-프 합작’

2300억원 투입한 파스퇴르연구소, 무늬만 ‘한-프 합작’

기사승인 2018-10-31 08:10:46

정부와 지자체 예산 총 2300억원 이상이 투입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원장 류왕식)가 적자 경영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외국인에게만 급여 외에 별도 지원금을 제공하고, 연구소 공간 절반을 외부에 임대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이하 연구소)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기관별 출자액 현황’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설립 이후 올해까지 과기정통부가 1769억원, 경기도가 5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연구소는 2004년 한국-프랑스 간 생명공학 공동연구를 위해 양국 ‘합작’을 표방하며 설립됐으나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측이 출자한 명목 예산은 32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외국인 직원 보수 현황’을 살펴보면, 30여명의 외국인 직원의 경우 연봉을 포함해 연간 보직수당, 고정 성과급, 주거비(월세)와 자녀 교육비 등 체재비까지 포함해 2000여만 원에서 2억3700여만 원까지 보수가 지급됐다. 이외에 외국인 지원 규정에 따라 주거 보증금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했다. 

또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측에서 급여를 지급하는 4명의 파견 직원에 대해서도 연구소 측은 200여만원부터 1억2000여만 원의 주거비, 교육비를 별도로 지급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비교해보면, 교육비는 급여 또는 비급여 항목으로 일부 지급되는 경우는 있지만 외국인 구성원에게 급여 외의 체재비를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연구소는 2016, 201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족재원 확보 대책’을 추진 중일 정도로 재정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심지어 건물 내에 외부 기업 세 곳을 입주시키는 비정상적 운영을 통해 올해 14억원이 넘는 임대수익을 올렸다. 

김성수 의원은 “연구소 설립 초기부터 과기정통부 국장급이 당연직 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왔고[표2. 참조], 조사·감사 관련 근거 법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감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2000여억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만큼 지금이라도 경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이 실시한 2014년, 2017년 사업평가에서 각각 B등급(보통)과 C등급(하위)을 받았고, 2015년 10월에는 소속 연구원이 메르스 바이러스 샘플을 프랑스 본원으로 무단 반출입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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