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두번 당했는데 과장” 연세대 수업서 위안부 망언

[단독] “한 두번 당했는데 과장” 연세대 수업서 위안부 망언

기사승인 2018-11-01 15:01:01

“오로지 할머니들의 증언밖에 없는 상황인데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겪은 피해를 과장하려는 성향이 있고 할머니들도 예외가 아니다”

연세대학교 학부 소속 A 강사가 수업 중 “위안부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과장하고 있다”고 발언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대 캠퍼스에 A 강사 발언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은 사실이 1일 뒤늦게 알려졌다. 

교내 동아리 ‘평화나비’는 지난달 29일 대자보를 통해 A 강사가 수업 중 위안부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A 강사가) 정확한 근거 없이 추측성 발언을 남용하였으며 단편적인 내용만을 강조하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본질을 흐렸다"고 지적했다. 또 “강의실 안에서 본인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 고민 없이 학생들에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었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달 4일 A 강사가 인천 연수구 송도 소재 연대 국제캠퍼스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던 중 나왔다. 대자보에 따르면 A 강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겪은 피해를 과장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할머니들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서도 “증언할 때마다 잡혀간 나이와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이 달라진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A 강사는 “한두 번 그렇게 폭행을 당한 걸 매일 당한 거라 말했을 거다”라고도 덧붙였다.

또 A 강사는 위안부 피해의 규모에 대해서도 “(조선의 인구가 당시 2000만인데) 20만의 조선인 피해자가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A 강사가 수업 전 ‘나무위키의 <일본군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항목을 읽어오라’고 공지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나무위키는 누리꾼들이 자유롭게 내용을 작성·수정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학생들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점철된 나무위키 문서를 읽어오라고 공지한 것은 2차 가해를 확산하고 가담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 강사는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는 등 문제를 공론화하자 이에 유감을 표했다. 평화나비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 강사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수업시간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자신의 발언은 ‘하나의 견해’ 였다고 해명했다. 또 “비공식적인 토론일수록 그 어떤 발언도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차별이나 명예훼손 등과 관련된 발언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며 “외부의 힘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것은 토론에 참여한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학생들의 대응을 문제 삼는 발언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학교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진상파악이나 해당 강사에 대한 조치는 학생들의 요구가 없었기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를 통해 “양측 대화를 통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다”고 말했다.

A 강사는 이날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학교 측 관계자를 통해 “수업 중에 토론하다 벌어진 일을 왜 외부에서 문제제기 하는지 모르겠다”며 학생들에게 앞서 배포한 유인물이 자신의 입장이라는 뜻이라고만 전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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