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경피용 BCG 백신 노출 정도 파악 못 해…'비급여' 탓?

식약처, 경피용 BCG 백신 노출 정도 파악 못 해…'비급여' 탓?

"이미 맞은 사람, 할 수 있는 일 없어"

기사승인 2018-11-09 11:14:48

일본 제조 경피용 BCG 백신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노출 정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백신이 ‘비급여’여서 얼마나 접종됐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은 9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현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형준 위원장에 따르면 BCG 백신은 생후 4주 이내에 맞게 되어있는 신생아 대상 결핵 백신이다. 따라서 대부분 산부인과에서 출산 후 바로 맞히는 주사 중의 하나이다. BCG 백신을 맞는다고 결핵에 걸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린 시절에 결핵균에 감염됐을 때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WHO 기준 필수 예방접종이다.

BCG 백신은 경피용·피내용 두 종류가 있다. 피내용은 불주사로 알려진 주사로, 피부를 떠서 약을 주사하기 때문에 부풀어 오르는 게 특징이다. 경피용은 1993년에 일본에서 개발된 것으로, 도장형 모양으로 바늘이 9~12개 정도 있으면서 피부에 도장식으로 찍어서 투입되는 것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비소는 독성의 왕으로 불릴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이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비소가 얼마나 위험한지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미국독성학회에서 King of Poison이라고 한다. 독성의 왕으로 불릴 정도”라며 “이게 급성중독 시에는 그냥 즉시 사망한다. 위세척을 해도 소용이 없는 게, 혈액에 그냥 투입 돼서 적혈구 따라 전신에 포화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1955년 130명 사망한 물질이다. 그래서 중금속 중에는 가장 독성이 센 물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급 발암물질이고”라며 “그런데 밥 등에도 소량의 비소가 있다. 드라마나 사극을 보면 사람을 말려 죽이거나 암살할 때 비소를 조금씩 섞어서 주는 장면이 있다. 한약재에도 있다. 비소 양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문제 경피용 BCG 백신을 자체검사하거나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약처는 지금 전혀 말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자체검사를 하거나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일본 후생성이 해당 백신 검출된 비소 양이 0.039㎍이라고 했고, 1일 허용 기준치랑 비교했을 때도 1/40 정도 수준이어서 이렇게 극소량이 백신을 통해 노출됐다고 하면 그 자체로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위원장은 “하지만 1급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우리가 소량이 노출되더라도 인체대사가 돼서 중금속이 나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히나 영아들은 몸집이 작기 때문에 어른의 기준으로만 이걸 또 판단할 수 없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추이는 좀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지금 얼마나 접종을 받았는지 정확한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된 경피용은 한국에서 비급여 접종 대상이다. 피내용은 국가에서 무료 예방접종을 하기 때문에 몇 명에게 어떻게 맞혔는지가 확인된다”며 “경피용은 사실은 총수입량 정도만 지금 확인되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백신은 본인부담금이 100%인 비급여로, 평균 7~8만 원 정도 진료비가 발생한다. 즉 소아과 등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 무료 예방접종 백신이 아닌 비급여 진료를 선호하게 되고,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어떤 식으로 시중에서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는지 식약처가 파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 위원장은 “일본에서도 후생성이 검사해 비소 검출됐다는 것을 확인했고, 8월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밝혀져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제재가 2006년부터 문제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서 얼마나 노출된 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이미 맞았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이 물질이 체내에 계속 누적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가기 때문에 만성 비소중독이 될 수 있는 어떤 다른 요소들이 없다고 하면 사실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약품 수입 검사제도 같은 것은 한국 식약처가 주도해 더 안전하게 가야 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는 해당 내용을 발표할 때 문제점만 발표하는 게 아니고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고, 여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우리는 관리할 수 있다고 하는 것들도 다 알려줬어야 했다”며 “그냥 단순히 일본 후생성 자료와 전량 회수만 발표해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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