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이 이른바 ‘VIP 환자’의 진료기록을 특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백남기 농민 등의 진료기록을 훔쳐본 병원 직원들이 대거 형사 처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병원은 환자에 따라 진료기록을 다르게 관리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는 단독 보도를 통해 서울대병원이 VIP 환자의 진료기록을 특별 보호했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 등은 가명으로 전산에 입력됐고 열람도 제한됐다는 것. 

매체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VIP 환자의 기준은 담당의가 알아서 판단한다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도의 분들이 VIP 환자라고 말했다. 

반면, 일반 환자의 진료기록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무단열람 및 외부 유출을 저질러도 내부적으로 ‘솜밤망이’ 징계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진료기록을 훔쳐본 병원 직원들에 대해 검찰은 의료진 18명을 벌금형 약식기소, 135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진료기록을 훔쳐본 100명이 넘는 의료진이 전례 없는 형사 처분을 받았지만, 정작 병원 측은 간호사 1명에 대해서만 감봉 2개월 조치를 취했다. 또한, 경찰은 지난 9월 병원 현직 의료인 3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동료 교수의 치료기록을 훔쳐본 혐의를 받고 있지만, 내부 징계는 받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의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은 의료진은 물론 의대나 간호대 실습생도 임의로 열람할 수 있는 구조인데다, VIP 환자와 일반 환자 간의 상반된 진료기록 관리 방식으로 인해 병원의 환자 정보 보호는 다시 한 번 큰 허점을 드러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