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불응에 경찰관 매달고 도주한 30대 황당한 변명

음주단속 불응에 경찰관 매달고 도주한 30대 황당한 변명

기사승인 2018-11-14 10:19:03



지난 12일 오후 8시15분께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교차로.

이날 이곳에서는 창원서부경찰서 교통계 직원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흰색 티볼리 소형SUV의 동선이 수상했다.

단속 중인 경찰관을 보고도 차를 세우지 않고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운전자의 음주운전을 직감한 경찰은 곧바로 순찰차를 몰고 이 차를 뒤쫓았다.

한밤의 숨 가쁜 추격전은 4㎞가량이나 계속 이어지다가 순찰차가 용의차량을 앞질러 가로막은 뒤에야 잠시 중단됐다.

왕복 2차로였던 이 도로 구간에서 마주 오던 반대편 차량도 있어서 경찰의 가로막기 작전도 사실 아찔했던 상황이었다.

용의차량 티볼리에는 동승자는 없고 운전자만 있었다.

순찰차에서 내린 A(53)경위는 운전자 B(39)씨에게 “차에서 내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B씨는 A경위의 요구를 무시하고 다시 차량을 몰았다. 이번에는 A경위를 차량에 매단 채였다.

수십m를 끌려다가 차에서 떨어진 A경위는 골절상을 입었다.

‘흰색 티볼리’ 용의차량을 찾기 위해 창원서부경찰서 교통경찰관 전부가 동원됐다.

차량 번호를 조회한 결과 B씨 인적사항과 주소지가 파악됐다.

경찰이 B씨 집을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B씨와 전화 통화에 성공한 경찰은 B씨가 인근 모텔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장을 찾았다.

B씨는 “난 차를 운전한 적도 없고, 모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모텔 객실에는 소주 3병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B씨가 범행 후 편의점에 들러 소주를 산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2시30분만인 오후 10시50분께 B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해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음주운전 단속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차량에 매단 채 도주하다가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심형태 경비교통과장은 “B씨가 모텔에서 술을 마셨다고 발뺌했지만 술을 산 시점이 범행 후여서 앞뒤가 맞지 않다. 또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자 B씨가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며 “이날 오후께 B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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