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잇따른 의료사고로 인천시에 비상이 걸렸는데 서울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를 사실상 공짜로 관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2일 관내 의료기관 주사제 사망사고 관련 긴급회의를 연 뒤 브리핑을 통해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두 달여 사이 인천에서만 4명의 환자가 주사를 맞고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날 긴급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바쁜 일정이 있었나 보다. 그런데 이날 저녁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SK-두산 경기는 관람했다. 경기가 끝난 뒤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응원석에서 시민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올렸다.
주사제 사망사고로 부하 직원들은 종일 대책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했다. 그런데 시장은 엉뚱하게도 서울까지 가서 밤늦게까지 야구경기를 관람한 셈이다.
박 시장의 행보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인천시는 빠른 사과보다 해명을 택했다. 박 시장이 수액 사망사고 현안에 대해 이동 중에도 수시로 보고를 받으며 관리대책을 철저하게 지시했다는 것이다.
벌써 잊은 모양이다. 최고 책임자는 긴급현안 발생 시 직접 회의를 주재하고 대책 마련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것이 의무라는 것을. 시민 안전이 걸린 중대사항을 이동 중에 보고 받고 지시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평소에도 재택근무를 하면 된다. 굳이 시장실에 나와서 회의를 주재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다.
세월호 참사 사건 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수시로 서면 보고 받고 철저히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를 대해는 태도는 크게 세 가지다. 즉각 실수를 인정하고 깊은 반성과 사과를 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상황을 관망하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마지못해서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끝까지 실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실수를 한번 하고 나면 그 누구라도 자존심 때문에 애초의 주장을 굽히기 싫어한다.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실수를 하게 되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연거푸 실수를 범하는 우매한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빠른 반성과 사과만큼 좋은 것은 없다.
인천=이현준 기자 chungsong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