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위원회는 2015년 10월 안진회계법인의 보고서를 즉각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19일 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만 적용된 이른바 ‘뻥튀기’ 계산법에 대해 금융위가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금융위가 이를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배포한 데 따른 박 의원의 재반박.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금융위의 해명 보도자료는 전형적인 초점 흐리기와 책임회피를 위한 동문서답으로 가득차 있다”며 “내가 국회 예결위원회에서 문제 삼은 것은 회계법인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증권사리포트에 나오는 평가가치 숫자를 평균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금융위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금융위 김용범 부위원장과 최종구 위원장은 그런 방법도 상대방 평가방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며 “내가 지목한 삼정과 안진회계법인의 제일모직 가치평가보고서는 삼성의 의뢰로 작성돼 국민연금에 제출된 것으로써 국민연금이 합병찬성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판단근거로 작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국회 국정조사특위에 제출한 자료에 이미 이 사실이 분명히 나타나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는 오늘 보도자료에서 그 내용을 모른다며 발뺌하고 있다. 특히 이 자료를 예결위 회의장에서 제가 최종구 위원장에게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박 의원은 금융위는 해당 보고서들이 기업 내부참고 목적용이라 어떤 평가방법을 사용하였든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시장에서 기업 내부 참고 목적용으로 작성된 기업가치 평가보고서가 버젓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그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이 성사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는데도 금융위는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엉뚱한 답변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금융위에 삼정과 안진의 보고서와 유사한 사례가 있느냐, 있으면 그것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바가 있다”며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이 보유하고 있는 회계법인들의 기업가치평가보고서 중 2017년도 25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삼정과 안진의 보고서와 같은 경우는 없었다는 구두보고를 했다. 해당 내용을 문서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금융위 보도해명자료에 첨부되어 있는 답변서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금융위의 태도에 대해 박 의원은 “삼정과 안진의 보고서와 유사한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주 엉뚱하고도 동문서답식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 처리한 2015년 말 자료는 안진회계법인이 2015년 8월말 기준으로 작성해서 2015년 10월에 삼성물산에게 제출한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한 것이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해당 평가보고서에서는 회사 내부 참고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그 이외의 제3자(회사의 관계회사 포함)에게 공개될 수 없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자료를 삼성물산의 내부 참고 목적이 아닌 제3자이자 삼성물산의 관계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이는 원인무효의 행위이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금융위에 안진의 2015년 10월 평가보고서를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금융위가 내게 한 답변처럼 자신 있다면 금융위가 안진의 평가 보고서를 즉각 공개하는데 전혀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박 의원은 “기업의 내부참고목적용 기업가치 평가보고서가 합병찬성의 근거로 활용되고 회계처리목적으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데도 기업 내부 참고 목적용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는 자료제출 요구권 등 조사 감독권한이 없다는 해명만 늘어놓고 있는 금융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계산법을 알았다’, ‘비밀리에 회의를 개최했다’, ‘바로잡을 수 있었으나 뒷짐만 지고 있었다’ 등의 MBC의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정정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금융위의 입장에 대해 “8월 21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자 증선위원장이 안진이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해서 가치평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면서 “금융위는 비밀리에 회의를 한 바 없다고 했지만 4대 회계법인과의 회의 자체를 공개한 바도 없고 의원실에도 알려온 바 없다”고 밝혀 금융위의 해명을 반박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금융위는) 이미 엉터리 평가 방법을 알고 있었고, 시중에서 쓰이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병 근거 혹은 기업 회계 처리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므로 지금이라도 즉시 조사에 착수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금융위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위가 거짓 해명자료를 낸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