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생계·가사에 시달리는 한부모 가족을 위한 종합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내년부터 한부모 가족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고, 자립을 돕기 위해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아이돌보미를 파견하여 이용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사업을 새로이 도입키로 했다. 그러나 종합 대책으로 보기에는 보완해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혼모·부의 자녀 양육지원은 사실상 시설양육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들은 자녀 돌봄을 위해 일을 그만두거나 시간제 계약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2015년 한부모 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총 인구에서 9.5%는 한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미혼모는 11.6%였는데,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김지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미취학 자녀의 돌봄 유형은 ‘직접 돌봄’이 91.6%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초등학생 자녀 학교 일과 후 돌봄은 사설 학원(44.6%), 방과 후 과정(43.2%), 직접 돌봄(41.9%)로 시설 활용과 직접 돌봄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한부모들의 정부의 미취학 아동 돌봄 서비스 이용은 저조했다. 그 이유는 초등 돌봄과 아이 돌보미의 경우 ‘아이가 좋아하지 않아서’가 가장 높았고, ‘짧은 운영시간’과 ‘돌봄 질에 대한 불만족’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는 ‘이동의 어려움’이 가장 많았고, ‘취약계층의 이미지 때문’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정리하면, 정부의 돌봄 서비스 이용 저조 이유는 서비스 당사자인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고, 이용 불편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모리타 아케미 일본동양대학 교수의 10대 양육모 대상 한일 조사는 우리나라의 돌봄 서비스가 지자체와 어떤 스킨십을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리카 교수가 2013년 일본과 2015년 한국의 10대 출산모 각각 102명을 대상으로 비교·조사한 결과, 일본은 동경(동경 근교)의 사립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경우는 89명, 재택에서의 양육은 13명이었다.
반면, 한국은 당사자 단체협력으로 양육하는 경우가 82명, 서울시 한부모 지원센터 이용자가 11명, 미혼모 시설 이용자가 9명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일본보다 미혼모 출산시설을 일본보다 더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출산 후에도 아동양호시설, 아동자립지원시설, 모자생활지원시설, 부인보호시설 등 입소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는 10% 미만으로 지역 사회와 본인 돌봄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일본의 양육미혼모 지원은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일양국의 정책비교를 통해 국내 양육미혼모의 지원 개선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위기를 겪는 미혼모를 위한 시설 유지와 미혼모·부의 자활과 자립을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시설 양육미혼모 지원체계가 종합적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가 양육미혼모 지원과 지역사회 결합 방안 토론회’의 개회사를 통해 “양육을 선택하는 미혼모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많은 미혼모들이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회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혼모・부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 양육 초기의 정서적 지원과 역량강화, 또한 실질적 자립지원까지 이뤄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도 “미혼모에게 주거를 지원해주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해준다면 지역사회 일원으로 역할을 하며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