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사실은 상당히 (위안부인지를) 알고 갔다. 끼가 있으니까 따라다닌 거다”, “이제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여 용서하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한국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일본이 처음으로 책임을 인정한 만큼 위안부 할머니들도 용서를 받아들여야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희생해 달라”….
앞의 것은 전 국립대교수가, 뒤의 것은 ‘엄마부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향해 쏟아낸 망언들이다. 이밖에도 지역의 모 고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위안부 할머니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경찰이 조사에 나서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밖에도 전쟁범죄에 희생된 여성 피해자의 인권 감수성이 높지 않았던 과거, 위안부 피해자들은 손가락질이 두려워 피해사실을 숨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에게 모욕과 조롱, 힐난을 퍼붓던 우리 어른들의 부끄러운 행적이다.
최근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발표한 가운데, 우리 청소년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작품으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앞선 ‘어른들’의 언행과는 매우 대비된다.
201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학생·청소년 작품 공모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향한 공감대와 아픔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일례로 ‘할머니의 미소’란 작품으로 그림을 그린 류세정 중학생은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 했다.
“팔을 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위안부 소녀. 그녀는 피로 물든 팔을 들어 올려 나비들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역사 속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 속에 아물지 않는 상처들의 기억들 속에서 위안부소녀에게 나비란 마지막 희망입니다. 나비는 위안부할머니들을 비롯한 모든 여성들의 억압과 차별, 폭력으로부터 해방되어 나비처럼 자유로이 날개짓하는 의미. 칠흑같이 어두운 기억들이 끝나는 그곳까지 나비가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또한 초등학생인 이나연양은 일제에 의해 타국으로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그림 ‘돌아가고 싶은 고향’에 담아 표현했다. 장서윤 학생(초등학교)도 ‘짓밟힌 꽃다운 시절’이란 그림으로 일제시절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을 상징하는 도라지꽃이 일본군 군화에 짓밟힌 모습을 그렸다. 과거 일본군이 우리나라 소녀들에게 자행한 만행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이에 대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할머니들께서 겪으셨던 고통을 함께 기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