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 챌린지 릴레이 캠페인으로 사회적 관심을 받았던 루게릭병이 다시 재조명 되고 있다.
미국 유명 캐릭터 '스폰지밥' 원작자 스티븐 힐렌버그 감독이 27일(현지시간) 5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근위축성 축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일명 ‘루게릭병(Lou Gehrig's disease)’으로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진단을 받은 후 1년8개월여 만이다.
힐렌버그 감독이 앓았던 루게릭병은 신경계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운동신경세포병(motor neuron disease, MND)으로, 10만명 중 1명에서 2.5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50대 후반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평균수명은 진단 후 약 3~4년가량이다.
발병할 경우 대뇌피질의 상부운동신경세포와 뇌줄기 및 척수의 하부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사멸해 서서히 사지의 근육이 약해져 종국에는 호흡근 마비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증상으로는 근력저하와 함께 말더듬(dysarthria), 삼킴곤란(dysphagia), 피로(fatigability), 호흡곤란 등도 발생한다.
팔과 다리에 서서히 힘이 빠지고 근육이 마르며 체중이 줄어들게 된다. 점차 병이 진행되면 식사를 할 때 자주 사래가 들리거나 기침을 하고, 잠을 자주 깨는 증상이 나타난다. 가로막과 갈비 사이근육, 횡경막 근육이 약화되면 누워있을 경우에도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안타깝지만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 또한 질환의 진행을 일부 늦추는 정도가 전부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발병원인은 유전성, 흥분독성, 산화독성, 면역기전, 감염, 신경미세섬유의 기능이상 등의 기전이 서로 상호작용해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은 모르는 상태다.
질병의 치료여부에 따라 3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까지 유일하게 효과를 인정받아 상용화된 약물은 릴루졸(riluzole)과 라디컷(radicut) 밖에 없으며, ALS에 의한 기능장애의 진행을 늦춰 생존기간을 수개월 연장시키는 정도다. 환자의 삶의 질이나 근력의 호전에 대한 효과는 없어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강성웅 교수는 “유전자 치료를 포함해 여러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라며 “정기적으로 호흡기능을 평가하고,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인공호흡기 사용을 비롯해 적극적이고 전반적인 재활치료를 할 경우 합병증을 예방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권했다.
한편,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의 진단과 관련해 강 교수는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부운동신경원 징후와 하부운동신경원 징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진단은 근전도 검사, 신경생리검사, 방사선 검사 및 혈액검사를 통해 비슷한 임상증상이 생길 수 있는 다른 질환과 감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