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발표가 잇따르면서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8.27부동산대책과 9.13부동산 추가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등 규제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여전히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25개구 모두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시 집값은 현재(11월 16일) 3.3㎡당 2585만원으로 지난 3주간(11월 2일~11월 16일) 동결된 상황이다. 특히 서초·강남·송파의 경우 지난 한 주간 집값이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파트들은 집값이 크게 뛰고 있다. 실제로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규제를 빗겨간 경기 의왕시 ‘포일숲속마을3단지(2011년 9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 하반기(7월~11월)에만 평균 매매가 시세가 1억1000만원(6억3500만원→7억4500만원) 올랐다. 상반기 동안 평균 시세가 1500만원(6억1000만원→6억2500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인천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천 서구 ‘청라골드클래스커낼웨이(2016년 11월 입주)’ 전용면적 82㎡는 올 하반기 평균 매매가 시세가 4500만원(4억2500만원→4억7000만원) 올랐다. 상반기 동안 500만원(4억2000만원→4억2500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지난 규제에 따른 비규제지역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이러한 반사이익 효과는 청약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8.27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경기 지역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중 11월 의정부시에서 분양한 ‘탑석센트럴자이’가 1순위 평균 41.71대 1, 9월 안양시 만안구에서 분양한 ‘안양KCC스위첸’이 1순위 평균 32.69대 1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인천의 경우 10월 인천 서구에서 분양한 ‘루원시티SK리더스뷰’가 1순위 평균 24.48대 1, 같은 달 계양구에서 분양한 ‘작전역서해그랑블’이 1순위 평균 7.07대 1로 각각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 지정대상이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대되면서 아직 지정되지 않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이 반사이익(풍선효과)을 얻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규제지역이 더 늘기 전에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규제의 영향으로 규제지역 내 아파트 거래나 청약에 제한이 생기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비규제지역 분양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며 “추후 규제지역이 추가로 지정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올해 말까지 분양을 앞둔 비규제지역 신규단지의 인기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