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결의에 대해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GM은 앞서 지난달 19일 2대 주주 산업은행과 노조의 반발 속에 주주총회를 열고 R&D 법인 분리 계획을 확정했지만 이를 뒤집는 법원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0부(배기열 수석부장판사)는 한국GM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분할계획서 승인 건' 결의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산업은행이 한국GM을 위해 담보로 10억원을 공탁하거나 해당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 체결문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지난달 19일자 임시주주총회에서 한 분할계획서 승인 건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며 "한국GM은 결의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사분할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채무자의 권리·의무 일부를 이전하는 회사법적 행위"라며 "한국GM 정관에 의해 보통주 총수의 85% 이상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의 대상으로 규정된 '회사의 흡수합병, 신설합병 기타 회사의 조직개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보통주 총수의 85%에 해당하는 3억5300여만주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한 채 이뤄진 이 사건 결의는 정관 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GM은 지난달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설립 안건을 가결시켰다. 노조는 주총 장소로 알려진 인천 부평 본사의 사장실 입구를 봉쇄하는 등 단체행동에 나섰지만 주총 개최를 막지 못했다. 이미 로베르토 렘펠 GM 글로벌 수석엔지니어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법인 신설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이번 법원 판결에 유감이며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모든 항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GM은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강화하고 노조와 주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회사의 이해관계자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을 통해 회사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