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관리·환자 안전 수가, 싹 바뀐다

감염 관리·환자 안전 수가, 싹 바뀐다

기사승인 2018-11-29 19:22:13

정부가 감염 예방 관리 및 환자 안전 수가의 전면 개편을 시행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제2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을 열고 5개 안건을 보고받아 의결했다. 특히 감염 예방 관리 및 환자 안전 수가 개편은 ▲수술실 환자 안전관리료 신설 ▲‘감염예방·관리료’ 3등급 추가 신설 ▲마약류 의약품 관리 수가 및 연하곤란 환자의 가루약 조제시 가산 ▲요양병원 감염환자 격리실 운영 지원 ▲소아 진정관리료 신설 ▲결핵 관련 6개 비급여 항목의 건보 적용 ▲‘신속대응시스템’ 시범사업 시행 등의 세부 항목으로 나뉜다. 

▷수술실 환자 안전관리료 신설= 지난해 8월 건정심에서 의결한 ‘환자안전관리 수가 추진 로드맵’과 ‘제1차 환자안전 종합계획’의 후속 조치로, 향후 수술실 인프라 확충을 통한 감염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한 수가가 신설된다. 건정심은 ‘의료법 시행규칙’의 수술실 시설 규격 준수에 의거, 압력·공기정화설비·멸균실 등 시설과 인력, 인증 등의 기준에 따라 3개 등급으로 구분한 ‘수술실 환자 안전관리료’를 마련했다.

공조 시설, 전원시스템 및 멸균·세척 등 수술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 보상이 강화됨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의 수술실 환경이 개선되고, 수술부위 감염 등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게 건정심의 판단이다. 

▷감염 예방·관리료 개편= 정부가 2016년 9월 ‘감염예방·관리료’를 신설했지만, 메르스 이후 감염 관리 활동이 강화되면서 소요 비용도 덩달아 치솟았다. 건정심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감염 예방 및 관리료 개편을 시행키로 했다. 이는 중소 병원에서 전담 인력 확충 및 인증평가 등 수가 적용 기준이 높아 기본적인 감염관리 활동을 위한 지원이 부족했다는 점도 반영됐다. 

앞으로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는 1, 2등급 등으로 인상되며, 3등급 수가가 추가 신설된다. 신설되는 3등급은 간호등급 신고 기관이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감염관리 위원회 운영 및 통상적인 감염관리 활동을 시행할 경우 산정된다.

▷약물안전개선 활동 지원= 마약류 의약품은 일반의약품에 비해 절차가 복잡하고 업무의 난이도가 높으며, 처방조제 및 사후관리에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5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도입 이후 시스템 구축, 일련번호 매칭 및 보고의무화 등 업무량이 가중돼 현장의 불만이 높았다. 

건정심은 이를 고려해 의약품 관리료 외에도 ’마약류 관리료‘를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병원에 환자가 입원을 할 경우, 입원 1일당 220∼250원, 외래·약국의 경우 방문당 150∼170원이 지급된다. 약국은 기존 의약품관리료에 포함해 9.04점으로 상향됐다. 

이와 함께 질병 또는 쇠약 등의 이유로 알약 형태의 약물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가루약 조제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약국 등에서 가루약 형태로 조제해 줄 경우 가산하는 수가도 신설된다.

▷격리실 인프라 확충= 건정심은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일반병원의 중환자실 및 격리실 감염관리 활동 등을 위한 필수 소모품 비용 등 적정 보상을 추진키로 했다. 일회용 마스크 및 가운, 장갑 등의 소모품 비용을 반영하여 격리실 입원료 및 중환자실·응급실 격리관리료가 인상된다. 인상액은 ▲상급종합병원 5340원 ▲종합병원 4270원 ▲병원 3790원 등이다. 

또한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도 신설된다. 올해 연말 시행 예정인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에 격리병실 설치가 의무화되고 일부 감염병 환자의 입원도 가능해진다. 건정심은 격리실 입원료 신설을 통해 감염병 환자나 면역이 억제된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격리실은 1인실·2인실·다인실로 구분되며 요양병원의 과밀 병상 운영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6인실까지만 인정키로 했다. 하루 입원료는 ▲1인실 11만7900원 ▲2인실 7만8600원 ▲ 다인실 6만6030원 등이다. 

이밖에도 격리실 입원치료 기간 동안 일반 병원과 동일하게 행위별 수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요양병원은 각종 치료행위나 약제를 포함해 하루에 정해진 금액을 받도록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감염병 환자의 경우에 고가 검사나 항생제 사용 시 이를 개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별도 규정이 마련된 것. 

▷소아 진정관리료 신설= 어린이 환자들이 진정 약물을 투여 받고 시술이나 검사를 받을 경우, 진정 전·중·후 별도 배치된 인력이 어린이의 상태를 전담 모니터링하고 응급 상황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수가가 신설된다. 

극심한 고통이 수반되는 골수검사나, 장시간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어린 환자들이 견디기 어려운 것이 사실. 따라서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 불가피하게 아동을 약물 등을 이용해 진정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소아 환자는 성인에 비해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사고 발생 확률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앞으로는 ▲관련 안전 교육을 이수한 전문인력 배치 ▲진정 전 환자설명 및 평가 및 진정 중 환자 활력징후(vital sign) 감시, 진정 후 회복관리 시행 ▲응급상황 시 즉시 사용 가능한 심폐소생술 장비 비치 등을 준수한 경우, 산정 가능한 건강보험 수가를 신설하도록 했다.

▷감염관리 비급여 검사 급여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비급여의 급여화 후속조치로 내년 1월 1일부터 항결핵약제 내성 결핵균 검사 등 감염관리를 위한 6개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된다.

이전에는 기존 방법으로 검사가 어려운 중증감염 환자 진단이나 결핵균 약제 내성여부를 신속하게 검출하는 검사 등은 비급여로 1만2000원~20만 원 내외 검사비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는 세균·진균 rDNA 검사(2종), 항결핵약제 내성 결핵균검사(염기서열검사, 3종), 폐렴연쇄상구균 소변항원(간이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세균·진균 rDNA 검사는 5만4000원~11만 원(외래기준)의 비용만 부담하게 된다.  항결핵약제 내성 결핵균검사는 15만 원~20만 원의 검사비용이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산정특례 적용으로 환자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폐렴연쇄상구균 소변항원 검사의 경우 외래기준, 2900원~5900원의 비용만 부담하게 된다.

건정심은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와 카바페네마제 내성균 유전자 검사의 보험적용 대상 적응증  확대도 검토·추진하고 있다.

▷신속대응시스템 시범사업= 환자안전수가 추진 로드맵에 따라 조기 개입을 통해 입원환자의 위험 상황 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신속대응시스템(Rapid Response System, RRS) 시범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의료현장에서 심폐정지와 같은 위험상항은 발생 6~8시간 이전에 임상적 악화 증상이 관찰되기 때문에 조기에 개입해 중재할 경우 치료 결과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병동에서는 지속적 감시가 부족하고, 위험발생시 신속 대응에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돼왔다. 이미 미국, 호주, 일본, 영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는 신속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의 국제의료평가위원회 인증에서 신속대응팀 운영은 필수항목으로 포함돼 있다.

신속대응팀은 일반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압, 산소포화도 등 모니터링 기준을 설정하고, 전담인력이 별도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상황이 악화되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패혈증, 호흡부전 치료 및 중환자 치료 등을 신속히 제공해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건정심은 운영시간과 전담인력 및 필수장비 보유 정도에 따라 3군으로 분류, 수가를 차등 지급하고, 시범사업 진행기간에는 전액 보험자 부담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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