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주가 급락에 산은·국민연금 ‘울상’…임직원 ‘모럴헤저드’ 여전

한국전력, 주가 급락에 산은·국민연금 ‘울상’…임직원 ‘모럴헤저드’ 여전

기사승인 2018-12-04 03:00:00

국내 상장 공기업 한국전력공사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부채 증가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기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의 평가손실도 커지고 있다. 

실적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급여 체계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사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모럴헤저드’는 여전한 셈이다.

문제는 올해 4분기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상태다. 

◇ 한국전력, 3분기 실적·주가 급감…지분 보유 산업은행·국민연금 ‘울상’

국내 에너지공기업 한국전력이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부채 증가라는 3중고를 맞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이달 3일 주가(종가기준)은 2만9750원으로 1년 전 주가(3만8390원) 대비 22.50% 하락한 상태다. 

한국전력의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7% 감소한 1조3952억원, 매출은 1.4% 증가한 16조409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도 감소폭이 컸다. 한국전력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804억원으로 전년(5조825억원) 대비 88.58% 급감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개별영업이익에서는 여전히 손실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즉 자회사들이 개별기업의 손실을 만회한 것이다. 한전의 3분기 개별기준으로 1조398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에너지 연료가가 상승했고, 안전정비 이슈가 커지면서 원가 부문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한전에 대한 전망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하이투자증권은 “한국전력의 4분기 영업이익이 원전 이용률 하락과 연료비 단가 상승으로 적자를 보일 수 있다”며 “4분기 매출 16조2340억원 (전년동기비 4.4%↑), 영업적자 9270억원으로 추정했다”로 전망했다.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전력은 목표주가(11월 30일 기준)는 3만7800원으로 1년 전(5만94원) 대비 24.54% 하락한 상태다.

한국전력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 그리고 연기금 최대 지분투자를 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국민연금의 경우 한국전력의 지분(6.43%, 총 4125만9764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32.90%)의 경우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사 지분법 투자이기 때문에 곧바로 순이익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당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실적 부진에도 임직원 급여 상승세…인사에서도 '도마'

한국전력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급여는 오히려 전년 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은 일반 사기업이 아닌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임원(상임7, 비상임8) 주주총회 승인금액은 21억2079만원으로 전년 분기(21억829만원) 대비 0.59% 늘어났다. 등기이사들의 평균급여는 1억5104만원으로 전년 분기(1억4784만원) 대비 2.16% 증가했다. 

직원들의 급여도 늘어났다. 올해 3분기 한전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약 6333만원으로 지난 3년 이래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6년(5801만원) 대비 9.17% 증가했다. 

인사에서도 논란이 빚었다. 상임감사 위원(등기이사)에 관련 업무와 연관이 없는 이를 선임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7월 한국전력은 임시주총에서 이정희 대한변호사협회 사법평가위원을 사내이사이자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이 위원은 기업 경영에 참여한 경력이 없는 인물로 시민사회단체에서 상임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상임감사위원은 기업 활동 전력과 상관없이 학계 출신도 선임하기도 한다. 감사위원은 해당 기업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 기업의 대주주이자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도 국제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권고)에도 이정희 사법평가위원을 상임감사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했다. 

당시 ISS 등 국제 의결권 자문사는 “회사에 소속된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면 독립성이 떨어져 회사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후보자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정희 사내이사에 대한 의결을 통과시키는데 찬성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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