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받을 때까지 함께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말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전 의원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집중한 것은 지난 2011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부터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던 당시 그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으로 지목해 파문을 일으켰다.
올해 환노위 국감에서도 문제제기는 이어졌다.
전 의원은 SK와 애경의 가습기 살균제도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처럼 ‘가습기 살균제 특유의 폐 질환’을 일으킨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SK와 애경도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당시 그는 SK와 애경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만 사태 해결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되레 상황은 피해자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옥시와 롯데마트 등 일부 기업들에 대해 검찰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고,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도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기소 중지 결정을 내렸다.
검찰의 이러한 결정에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수사 재개를 공개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검찰은 PHMG 원료를 사용한 옥시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CMIT/MIT를 원료로 쓴 SK디스커버리와 애경산업에 대한 수사는 진척이 없는 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꿈쩍하지 않았고, 극적인 ‘반전’도 아직 요원하다.
급기야 그는 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검찰의 수사 재개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SK케미칼․애경산업에 대한 조속한 수사 촉구 피해자-시민 1차 집중행동’ 제하의 이름으로 매일 진행하고 있는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8년여 동안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 있는 전 의원에게 시민들은 응원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동참의 뜻을 밝히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했던 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겠다”며 “피해자들과 한 목소리를 낸 것에 국민들께서 응원을 해주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