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동네의원’에서의 서비스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동네의원이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지속 관찰하고 상담·교육 등을 제공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 지역을 21일까지 공모한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이 만성질환 증가에 적극 대처하고, 동네의원이 본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건강보호 및 증진 그리고 의료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그간 의원급 의료기관별로 시행돼 온 만성질환관리 사업의 장점을 살려 단계적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범사업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우선적으로 통합 가능한 두 가지 사업을 연계해 기본 모형이 마련됐다.
고혈압학회 및 당뇨병학회의 연구결과에 근거해 기존 질병관리계획을 보완하고, 환자 상태에 대한 점검·평가 과정을 추가하는 한편, 교육상담 방법과 내용을 다양화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동네의원의 서비스 향상을 위해 전문 인력인 ‘케어 코디네이터’를 활용, 만성질환자에 대한 포괄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참고로 케어 코디네이터는 간호사, 영양사 등의 자격조건을 갖춘 자로서 의사·간호사·영양사 등이 팀을 이뤄 관리계획 수립부터 자원연계까지 환자 중심의 포괄적인 케어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호사 등 케어 코디네이터 고용을 위해 시범사업에서는 환자관리료, 교육·상담료 등의 수가가 마련됐다. 케어 코디네이터 고용은 동네의원에서 환자 수 등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관련해 영양과 운동교육 등은 보건소와 건강보험공단 지사 등 지역 협력기관에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케어 코디네이터는 간호사 또는 영양사 면허증 소지자로 케어 코디네이터 관련 교육 이수자로 ▲환자 등록·안내 ▲의사 지원 ▲환자 모니터링·상담 ▲진료안내·확인 ▲자원연계 ▲생활습관 개선 교육 등 환자관리 업무 전반을 수행하게 된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시범사업에서 동네의원은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대면진료 및 약물치료과 함께 포괄적 환자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환자의 질환 및 생활습관을 파악하여 1년 단위의 관리계획을 수립한 후 문자·전화 등으로 점검·상담을 진행, 질병 및 생활습관 개선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 혈압·혈당 등 임상수치, 생활습관 개선 목표 달성정도도 주기적으로 점검·평가해 맞춤형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시범사업에서는 기존 진찰료와는 별개로 포괄평가 및 계획수립, 환자관리료, 교육·상담료, 점검 및 평가에 대한 시범수가가 책정됐다. 시범수가에 대한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10%로 산정됐지만, 문자·전화 모니터링과 상담 등이 포함된 환자관리료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금은 면제키로 했다. 시범사업 참여 시 환자의 연간 본인부담금은 1만6000원~2만3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환자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40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맞춤형 검진 바우처를 제공, 참여의원에서 사용토록 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의원당 참여 환자수는 최대 300명으로 정했다. 시범사업의 소요예산은 환자 1인당 24~34만원으로 의원 1000여개소, 환자 25만 명 참여시 565~80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의사회는 신청서류를 작성하여 인터넷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모집대상은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참여지역과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에 5개 의원 이상 참여지역의 지역의사회에서 신청할 수 있다. 복지부는 지역 선정을 올해까지 완료해 복지부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은 향후 1년 간 진행되며 서비스 모형의 적합성, 만성질환 관리의 효과성, 수가 및 본인부담률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본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개선·조정된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가 활성화되도록 시범사업을 진행·평가하고, 향후 고혈압과 당뇨병 외에 대상 질병군을 확대하기 위한 기초연구 및 모형개발, 그리고 다양한 전문인력의 역할 확대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