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내년부터 클라우드를 통해 개인신용정보와 고유식별정보(주민등록번호‧여권번호‧운전면허번호‧외국인등록번호) 등 각사가 보유한 사실상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금융사, 클라우드 통해 설비투자 비용 절감’, ‘금융사, 클라우드로 IT인프라 비용 줄어든다’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클라우드로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클라우드하면 떠오르는 게 네이버 클라우드, 드롭박스 파일공유 서비스, MS오피스 365 문서도구 서비스 등이다 보니 이같은 기사 제목이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클라우드로 비용을 어떻게 절감할 수 있는지, 클라우드 기술 종류는 무엇이 있는지, 멀티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무슨 의미인지 알아보자.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직접 서버나 플랫폼, 프로그램 등을 구축하기 보다는 아마존, 구글, 네이버 등 대형 IT(정보기술)업체가 제공하는 IT인프라를 빌려 쓰는 서비스다. 서버를 구축하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되면 초기 비용 및 유지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기업은 필요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IT인프라를 제공받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시장 상황 등을 따져봐야 정확한 손익계산을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초기 자본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더욱 그렇다.
이제 클라우드로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통상 클라우드하면 떠오르는 장면과 클라우드 정의에서 괴리감이 느껴진다. 기술에 따라 서비스 차이가 있어서다.
예컨대 우리는 클라우드를 생각하면 집에서 준비한 발표자료를 USB(휴대용저장장치)에 담지 않고 클라우드에 올리고, 학교‧회사 등 컴퓨터에서 접속해 바로 자료를 열어보는 장면을 그린다. 네이버 클라우드, 드롭박스 파일공유, MS오피스 365 문서도구 서비스 등이 바로 이렇다. 이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라고 한다. SaaS는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웹을 통해 접속해 로그인하기만 하면 해당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다.
아울러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이 있다. IaaS는 네트워크, 서버, 스토리지(저장장소) 등 인프라 자원을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IaaS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물리적인 서버를 구축하지 않아도 필요에 따라 서버를 증설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갑작스러운 상황 대처가 가능해져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PaaS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을 빌려주는 서비스로, 주로 개발자들이 이용한다.
멀티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개념도 있다. 멀티 클라우드는 기업이 2개 이상 복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비용과 효용을 고려했을 때 기업에 적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이 이용하는 클라우드 공급 업체가 2곳 이상인 셈이다.
하이브리는 클라우드는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장점을 섞어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다수의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서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불특정 다수가 공동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가상화해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이용해 보안성이 높은 업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백업 등 중요도가 낮은 업무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할 수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38개 금융사가 개인정보와 관련 없는 내부 업무처리나 부가서비스 제공 등에만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기술‧금융융합 추세 가속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클라우드 이용 확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면 금융권이 복잡해지는 국내외 금융규제 환경변화에도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예컨대 보험업계의 최대 현안인 국제회계기준(IFRS17) 플랫폼 구축시 클라우드를 통해 비용부담을 줄이고 보험계리분석‧회계관리‧투자분석 프로그램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