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제13대 신임 총장 선임과 관련해 사학재단 독선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직선제 도입 등 민주적인 방식으로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원광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평가위원회 평가 단계부터 부적격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원광학원 이사회가 13대 총장으로 박맹수 교수를 최종 선임해 비민주적이고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총장 선출을 공모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인사 등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사학재단이 사실상 총장을 임명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번 제13대 원광대 총장후보로는 박맹수, 박성태, 석승한, 이강래 교수 등 내부인사 4명과 외부인사인 김인종 원광보건대 총장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박맹수 신임 총장은 저작권 침해 의견이 제기되면서 부적격 논란이 일었다. 박 신임총장이 원불교 100주년을 기념 서적을 출간하면서 같은 대학 동료 교수의 그림을 동의없이 무단 사용했다는 것이다.
원광대 총장 후보자 평가위원회는 이러한 사실을 검증하지 못해 분란을 자초했다. 피해교수와 출판사, 재단 등과 합의뿐만 아니라 피해교수의 사직 내용은 교내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여서 평가위원회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게 아니라 일부러 누락한게 아니냐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당초 총장 직선제를 요구했던 원광대 총학생회는 총장선출 점수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원광학원의 신임총장 선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대학본부 입구에 ‘총장 후보자 평가 득표수 조작? 실수? 부정으로 얼룩진 원광대학교 총장 선출’ 대자보와 관련 현수막을 통해 원광학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총장후보자 평가위원회가 득표수 집계를 실수해 본선에서 경쟁해야할 후보자는 컷오프 됐고 떨어져야 할 후보자는 본선에 올랐다면서 특정세력이 지지하는 총장을 만들기 위한 조작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이번 사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사학재단 규정상 총장 선출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대학이 교육부의 제제를 받을 염려 때문이다.
과거 학사비리나 교육부 통계보고조작 등이 발생해도 형사처벌이 쉽지 않았지만 현 정부에서는 이런 경우 아예 점수를 계량화해 감점을 하거나 재정지원사업을 신청할 수도 없게끔 하고 있다.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부담감이 클 수밖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학생회가 현수막을 내거는 등 대학본부를 압박하는 것은 깊은 불신에서 나오는 조치로 보이며 대학 내부에서도 불신감이 확대되고 있다.
학생회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사학이라는 명분으로 자율과 경쟁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욱 더 고착될 뿐이라며 강력하게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회 관계자는 “대학내 총장 최종 임명권자는 사학재단에 있는 만큼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며 “대학은 구성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재단은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광대 관계자는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 답변하기가 어렵다"며 "(총장 선임은)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익산시=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