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공단 특사경법이 통과되면 의료계 병폐 등을 건보공단이 고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공단 특사경법 발의와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김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의 특사경 활동을 지원하는 개념이라고 건보공단 특사경의 역할 범위를 분명히 했다. 이어 퇴직자들의 건보 부담과 관련해 “보험료 총액에 대한 불만보다 비합리적인 추정에 대한 불만이 더 컸던 것 같다”며 “잘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내년 업무 추진 계획은?
문재인케어 등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5년 후 한다고 했는데 중간에라도 필요하면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최선의 방식으로 고쳐나갈 것이다. 사무장병원이 점점 더 심하게 득세해가고 있어서 특사경법을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잘 되기를 바라고 언론에서도 지원을 해주시면 좋겠다.
검찰이나 경찰 입장에서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단속하기에는 사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리 공단이 그러한 역할을 맡으면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사무장병원이랑 면허대여 약국 단속 등 의료계 병폐를 고쳐나가는 일을 하려고 한다.
대내적으로는 공단이 더 전문화할 수 있도록 업무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인사조치 발표할 것이다. 새로운 조직과 인력으로 공단이 조금 더 국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내부개혁도 할 생각이다.
-보건복지부도 특사경을 맡고 있는데.
복지부가 하는 걸 대체하겠다는 게 아니라 복지부 특사경이랑 공단이 협조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다. 복지부가 인력을 많이 배치할 수 없고, 전국을 다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공단이 맡아서 하고 지원 하려는 차원이다. 특사경 범위는 의료법이나 약사법에 있는 것을 개설조항에 국한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퍼져 나가거나 그럴 염려가 있는 것도 아니다.
-관련해 국회 분위기는 어떤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일부에서는 공단 직원이 공무원은 아니지 않나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에 대한 법리적 검토는 생각하고 있다.
-재정지원은 기재부가 하나.
필요하지만 액수가 크면 청와대랑 합의가 돼야 한다.
-보험료를 많이 내고 많이 받는 것에 대해 국민연금의 사례만 봐도 공감대 형성이 안되고 있다. 건보는 그에 비해 상황이 괜찮았던 것 같다.
보험료 변동은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잘 설득을 해야 한다. 다행히 건강보험료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에 비하면 혜택의 경험도 많다. (국민들이)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고 도움 되는 제도라는 인식도 갖고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잘 협조를 해줬다. 건강보험료는 걷어서 어디 옆으로 새는 건 없다는 거를 다들 인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설득 해가면서 재원조달을 해야 한다고 본다.
-퇴직자들은 건보 부담이 크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한다.
지난 7월 1일 그 차이를 많이 줄였다. 재산 비중 등을 대대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앞으로 퇴직했더니 옛날만큼 계속 올랐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필요하면 추가로 개선하겠다. 건보와 관련해 보험료 총액에 대한 불만보다 이 같은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한 불만이 더컸던 것 같다. 이번에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는 모두 지역가입자로 전환해서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한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국민들께서 논리적으로 합당하니까 이해해주셨다. 합리적 대안을 만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 국민연금은 납부예외자가 많다. 징수를 하는 입장에서 국민연금 납부예외자가 건강보험도 마찬가지 상황인지, 국민연금은 못내도 건보는 내나.
4대 보험 통합징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어느 쪽에든 인식이 되면 4대 보험을 낼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 예외가 되는 부분과 파악이 안 돼 적용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최저임금 등에서 큰 부담을 느꼈다. 건보하나만 한다고 하면 하겠는데 4대보험 다 내야하니까. 그래도 통합징수는 맞다고 본다. 그래야 사각지대를 다 끄집어 낼 수 있다.
- 그 말은 2단계로 바로가지 않고 합리적으로 고쳐나가겠다는 의미인가?
종합과세로 되는 것은 종합적으로 매겨지니까 지금도 부과하는데 2000만 원 이하는 분리과세를 적용해 이자나 배당소득이 빠진다. 이를 포함하도록 한 법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사실 가장 큰 덩어리는 일용근로소득을 적용하는 것이다. 갖춰야할 조건이 많기 때문에 계속 준비작업을 하면서 2차 개혁때 최대한 포함할 예정이다.
-2단계를 미리 하는 게 아니라 2단계 보완이란 말인가?
그렇다. 자료가 다 있는데 적용안하고 있으면 바로 할 것이다.
-분리과세 부분은 지난 1차 때도 하지 않았나.
국세청 자료만 가져올 수 있으면 매길 수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 국세청에 자료는 있는데 건보에서 열람 가능한 명단에 우리가 들어가야 한다. 이는 법 개정 사항이다.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이거 하면 건보료가 오를 것으로 여기지만, 안내면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전체적인 인상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형평성을 맞춰 부과해야 전체에게 전가되는 금액이 줄어든다.
-의료급여 제대로 지급 되지 않아 병원들은 말이 많고 문재인케어에 대한 반대도 많다.
외상값을 다 갚을 수 있도록 예산을 주는데 계속 외상이 남는 식이다. 이제부터는 기재부에서 예산을 외상값 청산할 수 있도록 해줘야 그 다음에 정산하고 잘 운영된다. 건보공단은 이것을 할 수 있는 재량권이 전혀 없다. 다만 그 사업은 지자체가 하는 사업이라 중앙정부가 지원한다. 돈 지급하는 걸 공단이 위탁을 해주기 때문에 재량권은 없다. 한 번 해결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잘 안 된다. 누가 책임지고 끌고 나갈 사람도 마땅치 않다. 정부사업 중에서 예산지급이 지체되는 건 좋지 않다. 이자 문제 등이 걸리지 않나.
-문재인케어 1년을 평가한다면?
그동안의 수가협상은 의료계도 수용할 만한 것이다. 물론 수가는 합리적으로 계속 협상해 나갈 예정이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니 잠잠한 것 같다. 문재인케어가 끝나면 건보 원가 이하로 내려가는 수가가 줄어들 수 없다. 차기정부가 지원을 줄이거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합리적인 수가는 어떻게 조성하나.
원가 계산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조직 개편 때 급여전략기획단 TF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본격적으로 하게 될 거다. 민간병원 패널도 확보하고 있다. 민간병원이 40개 들어왔고 늘려가는 중이다. 공공병원도 협상 중이다.
-제주 영리병원은 어떻게 보나.
원희룡 지사가 공론화 과정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음에도 그런 결정이 나와 뜻밖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영리병원 늘릴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외국인진료로 병원이 살 수 있느냐 못사느냐가 핵심이다. 영리병원은 외국인의 편의제공 항목에 들어있다. 교육이 있고 의료가 있고 이런데는 건강보험법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요양기관지정에서 예외로 한다는 말이다.
참여정부 당시 이해찬 전 총리가 이 방침을 정했는데 지금도 유효하고 건보적용해줄 생각 전혀 없다. 사실상 치료 목적의 내국인이 그 병원에 갈 이유는 전혀 없다. 누가 거기까지 가서 전액 자비로 치료받겠나. 내국인진료가 안되면 외국인진료만으로는 경제적 파장성이 크지 않을 것이다. 성형이면 모르겠다. 원희룡 지사도 외국인만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영리병원이 못 들어온 것도 경제적 타당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커뮤니티케어가 건보재정성에 영향을 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커뮤니티케어는 적극 확대해야 한다. 국민 건강과 돌봄 노동을 줄이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인프라와 인력 갖추는 게 이번 정부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건보재정 건전화, 건보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커뮤니티케어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현재 노령층의 수가 아닌, 앞으로 이들이 더 늘어나는 게 문제다. 병원에서 그걸 감당할 수 있겠나.
-커뮤니티케어 내 요양병원과 겹치는 시설은 어떻게 교통정리할 건가.
교통정리는 필요하다. 커뮤니티케어 없는 상태에서 설계한 것과 발전된 이후 설계한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유치원비리 보다 요양병원이 더 심하다고 한다. 부실 및 비리에 대해 특사경말고 그 이상의 적발 시스템 등의 관리 방법은 없을까.
지금은 뭐라 밝히기 어렵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건보와 요양보험이 서로 기능 조정을 하는 TF도 만들 것이다. 건강보험하고 요양보험이 서로 접점에서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요양시설보다 요양병원이 더 싸다든지 하는 문제는 연계가 잘 안 돼있다는 이야기다. 어긋나는 부분만 정리해도 국민들도 편해지고 비용도 절감될 것이다. 그러려면 관계정립은 필요하다.
-건강관리를 잘해서 청구 금액이 적으면 보험료 할인해주는 방안은 고려하나.
오래 전부터 많은 학자들이 고민했던 생각인데 현실적으로 입증이 어렵다. 입증하려면 혈액이나 모발 검사라도 해야 하는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려면 행정비용이 엄청나다. 다른 나라도 이걸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
-내년에도 법안 발의 및 추진 사항이 매우 많다.
특사경법이나 금융실명제 조항 같은 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있는 게 아니다. 특사경은 법사위가 해야 하고 금융실명제는 정무위가 해야 해서 노력의 대상이 복잡하다. 재정지원은 청와대와 어떻게 하냐에 달려있다.
-조직개편 언제쯤 되나.
곧 발표한다. 1월 1일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주께 발표될 것 같다.
-신규 채용 계획은 없나.
내년 봄에 진행할 예정이다.
-국정감사 당시 국민연금보다 건보 질문이 더 많았다.
건보체계 개편하면서 설명을 충분히 할 수 있어서 민원이 많아도 해결이 용이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합리적 정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