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의 탄생, 1·2기 이어 3기까지…집값 안정화 이룰까

신도시의 탄생, 1·2기 이어 3기까지…집값 안정화 이룰까

기사승인 2018-12-20 03:00:00

앞서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9·13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수도권 택지에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9·21대책을 통해 1차로 17곳(3만5000호)을 공개하고, 연내 2차 발표를 예고했었다. 그리고 19일 경기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 등을 3기 신도시로 지정·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지역들에서는 총 12만2000호가 공급된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앞서 1·2기 신도시 대해서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신도시 개발 정책이 어떤 이유로 언제 처음 도입됐는지, 현재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또 이를 통해 3기 신도시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아파트 공급의 시작, 1기 신도시의 탄생

1기 신도시는 198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3저(저금리, 저물가, 원화 약세) 호황과 1988년 서울올림픽 특수가 겹치면서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였다. 여기에 베이비부머들의 결혼이 이뤄지면서 1988년 한 해에만 서울 집값이 24% 치솟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노태우 정부는 1988년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1기 5대 신도시에 건설된 물량은 약 30만 호였다(분당 9만7500호, 일산 6만9000호, 중동·평촌·산본 각 4만2500호). 나머지 170만여호는 인천 연수, 대전 둔산 등의 지방 거점 신도시 및 전국 각지의 택지지구 사업들을 통해 물량을 채웠다.

면적으로 보면 분당이 19.6㎢로 가장 넓고 일산(15.7㎢), 중동(5.5㎢), 평촌(5.1㎢), 산본(4.2㎢) 순이다. 

서울 집값은 당초 정부의 계획대로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1991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급될 양질의 주택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집을 사겠다는 매수세가 잦아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뛰는 서울 집값에 2기 신도시 등판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주택 공급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집값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때 정부의 주도로 2002년부터 2기 신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한다.

성남 판교·화성 동탄·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지어졌다. 김포 한강·파주 운정·인천 검단신도시는 서울 강서·강북지역의 주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지어졌다. 광교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의 행정 기능을, 양주(옥정·회천)와 고덕국제화계획지구는 각각 경기 북부와 남부에서 안정적으로 택지를 공급하고 거점 기능을 분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 수도권 신도시에는 총 61만 가구가 공급되도록 계획됐다. 면적별로 살펴보면 성남 판교(8.92㎢), 화성 동탄1구역(9.04㎢), 화성 동탄2구역(24.04㎢), 김포 한강(11.74㎢), 파주 운정(16.61㎢), 광교(11.30㎢), 양주(11.17㎢), 위례(6.67㎢), 고덕 국제화(13.42㎢), 인천 검단(11.18㎢)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대로 집값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서울 집값은 노무현 정부 집권 5년(2003년 2월~2008년 2월)간 56.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서울과의 접근성, 교통 인프라, 자족 생활권 등 다소 떨어지는 입지력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주택 미분양과 더불어 해당 지역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2기 신도시 중에는 시공이 완료됐으나 아직까지도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곳도 많다. 현재 인천시와 평택시, 화성, 김포, 파주 등에서 미분양이 쌓여 있다. 

◇집값과의 전쟁 중인 문재인정부의 공급대책

국토교통부는 19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브리핑을 열고 “경기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을 3기 신도시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선 총 12만2000가구가 공급된다. 면적별로는 남양주 1134만㎡, 하남 649만㎡, 인천 계양은 335만㎡, 과천 155만㎡ 순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3기 신도시 택지는 서울 경계로부터 2k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서울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1기는 서울 경계로부터 5km, 2기는 10km 이내 위치해 있다. 또한 입주 시 교통 불편이 없도록 2년 내 교통대책을 수립 및 시행할 것임으로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3기 신도시를 통한 주택 대량공급 시그널이 중장기적인 집값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신도시 조성과 함께 배드타운화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자족기능을 갖춘 산업시설과 교통계획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은 9·13대책 이후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었다”며 “여기에 신도시 급 대규모 수도권 공공택지 입지가 이번에 공개되면서 내집마련 대기수요자의 불안감도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택 대량공급 시그널을 통해 중장기적인 집값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강남 고급유효수요의 분산은 어렵겠지만 이번 3기신도시는 서울 출퇴근 30분 거리에 조성되기 때문에 서울 20~40대의 내집마련 수요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천이나 하남의 경우 서울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신도시 입지가 될 것”이라면서도 “단점은 어디가 됐든 규모가 적어서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남양주나 계양의 경우 규모는 되지만 거리가 되는 만큼, 배드타운화가 되지 않도록 인근에 산업시설 등 자족기능을 갖춘 시설들이나 교통계획을 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2기 신도시에 대해선 “3기 신도시들은 2기보다 가까운 곳에 입지해 있기 때문에 현재도 배드타운화 내지 활성화 되고 있지 않은데 이번 3기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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