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직장인 A씨(40·가명)는 동창회 자리가 파하자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자니 술기운이 가셔 운전을 해도 될 것 같았다. A씨는 대리운전을 취소하고 슬그머니 시동을 걸었다.
A씨처럼 연말연시를 맞아 회식과 동문회 등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음주운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음주운전은 대형 참사를 부르는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교통사고 3대 악 중 하나로 꼽힌다. 음주운전자는 물론, 가족과 동승자 및 피해자, 가족들에게 정신·경제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이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의 2013~2017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음주운전은 사라지지 않고 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음주운전 사고는 12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3월에 가장 많았다. 요일별 사고는 토요일이 많았으며, 사고 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의 빈도수가 가장 높았다. 치사율은 새벽 4~6시가 100명당 4.6명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리하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요일과 시간대는 토요일 자정~2시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다음으로 금요일 오후 10~자정, 목요일 오후 10~자정에 많았다.
음주운전 사고는 차와 차 사고가 83.6%로 가장 많았고, 치사율은 차량 단독사고가 100명당 7.6명, 차와 사람 사고 6.0명, 차와 차 사고 1.3명순 이었다. 음주운전을 많이 일으키는 연령은 30대였지만, 사망자를 가장 많이 발생시킨 연령대는 20대였다. 특히 남성 운전자가 89.2%로 압도적으로 사고를 많이 내고 있었다.
음주운전을 한 이유에 대한 도로교통공단의 설문조사 결과는 ▲마신 술의 양이 운전에 영향을 주거나 단속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술을 마신 후 일정시간이 지나 술이 깬 상태라고 판단 ▲음주단속을 안할 것 같아서 등이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음주운전으로 3번 이상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10만1769명일 정도로 우리 사회의 음주운전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주운전이야말로 본인과 가족은 물론 피해를 입힌 상대방과 가족에게도 엄청난 심적,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뿌리를 뽑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