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IPO, 빅히트엔터·호텔롯데 대형주 ‘귀추’

2019년 IPO, 빅히트엔터·호텔롯데 대형주 ‘귀추’

기사승인 2018-12-25 03:00:00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냉랭한 증시와 함께 부진한 한해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에는 그동안 상장이 지연됐던 대형 장외주식들이 IPO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상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 가운데 ‘대어’로 꼽히는 것은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엔터), 롯데그룹 계열사 호텔롯데, 현대오일뱅크 등이다. 

빅히트엔터는 방탄소년단의 활약으로 상장 이전부터 국내 엔터업계 대장주로 떠오른 기업이다. 이미 시가총액 1조원이 넘었다는 평가와 함께 방탄소년단 재계약까지 확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호텔롯데와 현대오일뱅크는 대기업 계열사로 이미 몇해 전부터 꾸준히 상장을 추진해 왔던 기업이다.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IPO가 미뤄졌으나 내년 상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 상장 지연에 ‘설왕설래’…재계약 확정으로 청신호 켜져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빅히트엔터 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빅히트엔터는 글로벌 보이밴드 1위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연예기획사다. 

이 기업은 방탄소년단의 해외활동으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매출과 자산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24억원, 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214% 급증했다. 

자산 및 자기자본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이 기업의 자산과 자본총계는 612억, 405억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1% 및 160% 증가했다. 금융권 차입금도 없어 재무구조 또한 건실하다. 현금성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빅히트의 전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9억2870만원으로 전년(65억2041만원) 대비 343.66% 늘어났다.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300억원, 830억원으로 상장 엔터3사(에스엠, JYP Ent., 와이지엔터) 보다 나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장에 대한 소식은 뚜렷하게 들리지 않는다. 기업공개를 위한 상장 주관사도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국내 빅5 증권사들이 하나 같이 상장 주관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실을 내지 않고 있다.

상장 주관사 선정이 늦춰지는 것은 빅히트엔터가 제시한 기업가치와 증권사들이 분석한 평가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빅히트엔터는 상장 시 1조원 대 후반에서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원했으나 증권사는 1조원 초반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장 지연은 기업가치에 따른 증권사와 기업 간 견해 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빅히트엔터 입장에서는 비상장이더라도 굳이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상장 이후 기업공개를 하면 주주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고, 분기별로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재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상장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 유성만 연구원은 “그동안 이 회사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었던 방탄소년단 재계약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내년 상장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빅히트엔터가 상장 시 엔터업종 대장주 자리는 따놓은 양상이다. 다만 이 기업에 캐시카우는 방탄소년단 밖에 없다는 점,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 문제 등은 딜레마로 남아있다. 때문에 현재 빅히트엔터는 CJ그룹(CJ ENM)과 함께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 호텔롯데, 신동빈 석방·지배구조 개편으로 상장 가능성↑

롯데그룹 계열사 호텔롯데도 내년 상장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커졌다. 그룹 오너 신동빈 회장의 석방과 지배구조 개편이 함께 맞물리면서 IPO 추진 전망이 밝다는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일본계 회사가 지분의 99%를 소유하고 있다. 롯데는 이를 상장시켜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국내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실제 롯데 측은 지난 2016년 당시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주요 해외 IB(투자은행)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IPO 막바지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장이 한동안 연기됐다. 중국의 사드보복도 상장을 지연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내년이 적기라고 보고 있다. 실제 사드보복이 사실상 해제됐고, 신동빈 회장도 석방된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지배구조 개편이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외주식연구소 소영주 소장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와 함께 서비스업을 강화할 추세”라며 “호텔롯데 상장도 내년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상장 주관사가 선정된 호반건설(미래에셋대우 주관), 현대오일뱅크(현대중공업그룹 계열)가 IPO 초대어로 불린다. 다만 IB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 박현주 회장과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은 동향 출신으로 친분이 있는 관계”라고 하면서도 “호반건설은 M&A와 같은 딜이 있으면 꾸준히 발을 담갔다가 빼는 식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해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대우건설과 합병 무산은 대우 측의 반발도 컸지만 일부 딜에서 호반이 시간을 끈 것도 책임이 있다”라며 “사실 인수합병이 무산됐어도 호반 측은 손해본 것이 하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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