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타미플루 원인 추락… ‘인과관계’ 없단 말이 나오냐고요?”

“또 타미플루 원인 추락… ‘인과관계’ 없단 말이 나오냐고요?”

불안감 때문에 복용 건너뛰기 다반사… “보건당국 안이하다” 비판도

기사승인 2018-12-29 00:42:00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연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1일 병원에서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약국에서 제조해준 약을 복용한 여중생이 환청을 호소하며 자신의 집 아파트 12층에서 추락사한 지 수일 만에 타미플루 계열 주사를 맞은 남학생도 아파트 7층에서 추락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확산되는 불안감에도 보건당국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중학생들로 알려진 만큼 아직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타미플루 복용을 ‘건너뛰었다’는 김민영양(가명·15)은 부모님의 조언을 따랐다고 말했다. 김양은 지난해 타미플루를 복용 후 경험한 현기증을 느꼈던 경험을 “타미플루 먹었더니 빙글빙글 돌았다”고 표현했다.  

타미플루에 대한 우려는 노년층도 마찬가지다. 가정주부 박선미(가명·40)는 “어머니는 타미플루를 먹지 않겠다고 하더라. 약이 너무 독해 몸을 가누기 힘들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연세가 있어 독감 악화가 우려되지만, 과거에 타미플루 복용 후 혼이 났다며 어머니는 복용을 극구 사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부작용을 우려해 타미플루 복용 중단은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상 증세와 추락사고의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독감 환자를 투약 없이 방치할 경우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오셀타미비르 인산염을 주 성분으로 하는 타미플루제제 복용 후 환청, 어지러움 등을 경험한 사례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경련과 환각, 환청 등이 발생한다고 보고돼 왔으며 지난 3년간 1000여건이 넘는 부작용 피해 사례가 있었다. 에 따르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10여년 전 2명의 청소년들이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행동을 보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관련해 유럽의 비영리 의학연구기관인 '코크란 연합'은 타미플루의 여러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분석을 내놔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보건당국의 대응이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초·중생 자녀를 둔 정명순씨(가명·45)는 “복용 후 추락사고가 계속 뉴스로 나오는데, 정부는 인과관계를 운운한다.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란 말인가, 먹이지 말란 말인가”라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정씨는 “이미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도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안전에 너무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일침을 날렸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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