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시점에 중고령층의 은퇴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 은퇴 이후 생산 및 사회 활동유도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 ISSUE&FOCUS ‘은퇴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이아영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를 기점으로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약화, 우울증 걸릴 확률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령층의 경우 은퇴를 통해 사회활동 및 대인관계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자기 역할 상실, 인지적 자극 부족을 야기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속 근로하는 사람과 은퇴자의 정신건강 변화를 보면 50대 후반~60대 이후 두 집단의 우울증을 나타내는 지표 차이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는 우울증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주관적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또 은퇴자에 비해 계속 근로하는 사람의 인지기능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했으며, 은퇴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시차를 두고 그 효과가 누적돼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은퇴 후 정신건강·인지기능 변화는 크기에 차이가 있으나 둘 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남성의 경우 은퇴 직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은퇴가 정신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은퇴 후 건강 관련 행동과 사회활동 및 대인관계에 대한 변화를 통해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저하를 상대적으로 완화할 수도 있다. 또 은퇴 후 다시 일을 시작하면 우울증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고 주관적 건강과 인지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아영 부연구위원은 “중고령층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료 영역의 역할뿐 아니라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은퇴 후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의 유지·증진을 위하여 의료 영역 활용과 사후대처뿐 아니라 생산 및 사회활동 영역을 활용한 정신적·인지적 자극을 통한 예방적 차원의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