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복용해야 할까, 말아야할까? 

최근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복약 후 환각과 환청 등으로 중학생 2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해 타미플루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부작용을 우려한 의료소비자들은 타미플루 복약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타미플루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09년부터다. 당시 ‘신종 플루’로 불린 인플루엔자 A형 H1N1의 세계적인 대유행 당시 수요가 급증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타미플루로 인해 환각·환청 등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최근 5년간 12건의 타미플루에 의한 환각 부작용 사례가 신고됐었다.

서울대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가 국내 부작용 사례에 대한 연구를 위해, 최근 5년간 서울대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환자 7045명에 대한 약물유해반응 발생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최근 흥미롭다. 

총 29명의 부작용 발생 사례가 확인됐으며, 타미플루에 의한 약물부작용 발생률은 0.41%로 나타났다.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0.20%)이 가장 많았고, 간독성(0.09%), 가려움과 두드러기 등의 피부증상(0.07%)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된 환각·환청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1명의 환자(0.01%)에서 신경학적 유해반응(경련)이 발생했다. 센터는 외부 의료기관의 타미플루 사용 유해사례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 2건의 환각 발생 의심 사례를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10세 미만의 환자들이었다. 

센터는 지금까지 보고된 타미플루에 의한 환각·환청 사례는,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고, 어린연령이 중대한 유해반응 발생의 위험일 가능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단순히 해당 연령대에서 타미플루 사용이 많기에 부작용 사례도 많은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실제 서울대병원의 처방자료에서도 타미플루를 사용한 전체 환자 중 20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46%를 차지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체 타미플루 부작용의 90%가 이들에서 발생했고, 발생한 부작용의 19%는 입원 혹은 입원기간의 연장을 초래하는 심각한 유해반응이었다. 나머지 10%는 60세 이상의 노인 환자들에서 발생했지만, 이들 중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 센터는 타 약물들의 부작용 양상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라고 밝혔다.   

조상헌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아직 타미플루가 환각을 일으키는 기전이나 연령에 의한 영향은 정립된 바가 없지만, 최근까지 밝혀진 역학적 근거를 고려할 때, 타미플루는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환각·환청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유해반응 발생 빈도가 높으므로 진료 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김 교수는 “타미플루 위해성에 대한 염려로 자연치유 경과에만 맞길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폐렴으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소아나 만성 심폐질환을 가진 노인, 면역저하환자 등에서는 이런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면 충분한 의학적 근거에 따라 치료하는 한편, 혹시 모를 약물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의사, 약사, 환자가 함께 공유해, 발생가능한 부작용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