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업계와 택시업계는 눈치싸움中…반쪽짜리 토론회만 계속

카풀업계와 택시업계는 눈치싸움中…반쪽짜리 토론회만 계속

기사승인 2019-01-09 00:30:00

카풀업계와 택시업계가 이번에도 마주하지 못했다. 열흘 전과 불참자만 바뀌었을 뿐이다.

민주평화당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택시업계 대표자들과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반면 카풀업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했던 ‘카풀 서비스 관련 사회적 대타협 기구’ 출범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에는 택시업계가 불참한 바 있다. 양측이 이야기를 나눌 공식적인 자리가 열흘 새 두 차례나 마련됐지만 반쪽짜리 토론회에 그치고 만 것이다.

이번 행사에 앞서 평화당 측은 이동규 카카오모빌리티 이사와 김길래 카풀러 대표 등을 초청했다. 그러나 이들이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토론회는 김빠진 상태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천정배 평화당 의원은 “가장 합리적이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고자 토론을 주최했다”면서도 “이해관계자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평화당이 택시업계를 옹호하고 있어, 택시종사자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택시업계와 평화당 사이에 유착 관계는 절대 없다”며 “사태 심각성을 감안해 평화당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고,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막는 것처럼 왜곡되는 점을 해명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또 “카풀은 새로운 것이 없는 기술로 ‘혁신성장’이라고 할 수 없다”며 “택시산업의 경우 대중교통으로 인정해주지도 않으면서 규제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대한 사회적 갈등 비용까지 지불하면서 카풀을 도입하는 것이 맞는 시기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택시 자체적으로 AI택시, ICT택시를 구현해 수요공급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택시업계가 자체 개발한 ‘티원’을 통해 승차거부 없는 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민 이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택시업계는 사납금 폐지와 같은 택시기사 처우개선 관련 법안을 뒤늦게 추진한 정부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택시기사들이 수년 동안 요구했는데도 이제야 (해당 법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미 시행됐어야 하는 부분인데 카풀과 엮어 옵션으로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프랑스, 미국 등 외국 사례를 들어 카풀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카풀이 ‘대중교통 이용감소’, ‘세금부담 증가’, ‘사회갈등 증폭’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측에서는 관련 업계들이 조건 없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준상 국토교통부 신교통개발과장은 “두 이해관계자가 제대로 만난 자리가 한 번도 없던 것 같다. 일단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외에도 카풀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다. 대기업 대 영세사업자 프레임으로만 볼 수 없다”며 “두 업계 외에도 이용자들의 시선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결국 서비스는 국민들이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카카오 측은 토론회에 불참하는 대신 입장문을 통해 의사를 표했다. 카카오 측은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의견차가 첨예한 상황에서 양측이 전향적인 입장에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토론회 참석이) 대타협 기구를 통해 진행되는 협의 과정에 혼선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러워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한 번씩 불참하면서 자기 입맛에 맞는 자리에만 나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택시업계에서는 대규모 집회를 다시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풀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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