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화제작을 집필했던 문영남 작가가 안방극장에 또다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문영남 작가의 신작 ‘왜그래 풍상씨’는 바람 잘 날 없는 오남매의 일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본다는 의도로 시작된 드라마다.
9일 오전 서울 영중로 영등포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KBS2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유준상, 오지호, 이시영, 전혜빈, 이창엽, 연출을 맡은 진형욱 PD가 참석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왜그래 풍상씨’는 평생 동생을 돌보며 살아온 장남이자 가장인 이풍상(유준상)과 그의 동생들인 이진상(오지호), 이정상(전혜빈), 이화상(이시영), 이외상(이창엽)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목과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문영남 작가 특유의 가족 이야기이지만, 20부작 미니시리즈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진형욱 PD는 ‘왜그래 풍상씨’ 기획의도를 “가족은 힘일까, 짐일까”라는 문장으로 정리했다. 누가 봐도 ‘짐’인 풍상씨의 가족들을 조명하며, 가족을 ‘힘’으로 만드는 진정한 힘에 관해 이야기 하겠다는 설명이다. 진 PD는 “최근 가족 간에도 여러 사건사고가 많다. 남보다 가족에게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 드라마를 통해 ‘가족이 힘일까, 짐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 가고 싶다. 풍상씨가 동생들을 힘으로 바꿀 수 있을지 저또한 지켜보며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극단적인 인물 설정이나 자극적인 내용이 ‘막장극’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 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진 PD는 “막장의 원래 뜻은 더 내려갈 수 없는 희망이 없는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풍상씨의 상황이 ‘막장’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말극이나 일일극에서 다뤄질 법한 내용이 미니시리즈로 펼쳐지지만, 문 작가의 대본에 집중해 재미를 극대화 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등장인물을 생생하게 표현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청자에게 몰입감을 선사하겠다는 것.
앞서 문 작가와 주말극 두 편을 함께 했던 진 PD는 “주말극을 함께해 성공했다고 미니시리즈도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어서 압박감이 있었다. 상대 드라마도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라며 어려운 입장을 토로하면서도 “연출을 준비하며 문 작가에게 물어보니 ‘하던 대로 하라’고 답했다. 대답을 듣고 고민한 결과, 시간대나 장르에 대한 압박감을 갖지 말고 원래 잘했던 것들을 해나가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편 시청자와 소통하는 작은 기적이 모여 큰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문영남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활력이 넘치는 촬영 현장을 자랑하며, 시청자에게 기대를 당부했다.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돼 현장 분위기도 좋고, 배우들의 대본 연습시간까지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출연진은 대본연습 후 문영남 작가에게 직접 방과 수 업을 받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풍상씨’ 유준상은 “대본을 처음 접하고 예상치 못한 전개에 깜짝 놀랐다. 가족극을 미니시리즈의 형식으로 잘 만들어내기 위해 현장에서 시청자와의 공감에 초점을 두고 촬영 중”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와 함께 울고 웃고 싶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 ‘왜그래 누구씨’가 전국적인 유행어가 됐으면 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유준상)과 사고뭉치 동생들의 일상과 사건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드라마다. 9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