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한국 임상팀의 스피드와 볼륨은 업계 최고 수준”
최근 AI 도입 등으로 인한 의학기술의 발전은 신약에 대한 임상의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회사들 중 오래전부터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온 회사가 아스트라제네카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의 한국 임상시험을 담당하는 부서가 권지희(사진) 본부장이 이끄는 SMM Korea(Site Management and Monitoring)이다. 인력은 약대나 간호대 출신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에는 수의대 출신도 늘어 4~5명이 있고, 그 외에도 생명공학·화학과 등도 임상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SMM Korea팀은 어떤 부서일까. 권지희 본부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본사 R&D 소속으로 각 나라별 임상팀 중 한국 팀이다. 스피드와 볼륨 부분에서도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임상시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 두 가지이다. 짧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굵직하고 중요한 마일스톤(milestone)의 순간을 잘 지켜 나가는 것이 성공적으로 임상을 완수할 수 있는 핵심이다. SMM Korea팀은 마일스톤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더 나아가 좋은 역량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년 임상시험에서 104%의 환자를 등록하고 있다. 또 환자 등록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마지막 환자가 등록돼서 충분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간, 즉 임상시험을 마치는 마지막 날짜가 당겨진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임상시험 기간이 단축되면, 환자에게 치료제가 제공되는 시간이 빨라지기 때문에 중요하다. 덧붙여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비용도 기간이 주는 만큼 감소해 더 낮은 비용으로 신약을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SMM Korea의 차별점에 대해 임상 모니터링까지 직접 담당하는 등 주인의식과 자부심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차원에서는 직접 CRO와 계약해서 한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도 있지만 일단 SMM Korea팀로 들어온 임상시험은 모니터링까지 전반적인 수행을 자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SMM Korea는 현재 70명에 육박하는 임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이는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구성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Entry level의 신입사원을 뽑아 이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고, 내부 교육 수준을 강화해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고용의 문제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며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도 전했다.
2015년도 약사법 개정에 따라 임상시험의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정수준 이상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되며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이 강화됐다. 아스트라제네카 임상팀은 워낙 내부 종사자가 많고 Entry level 위주로 뽑기 때문에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 교육 실시기관으로는 5번째, 글로벌 제약사로는 최초로 지정 받았다.
SMM Korea는 아스트라제네카 내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할까. 권 본부장은 “항암제 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기도 하고 실제로도 성장하고 있다. 입사 당시에는 항암제 연구가 많이 없었고, 연구에 한국이 참여하기 위한 어필을 많이 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재는 항암제 연구 계획이 수립되면 한국은 거의 포함이 확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항암제 부문에서 특히 한국 연구자들이 리드하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임상팀에서도 항암제 연구가 계획되고 시작돼야 하면 한국에 가장 먼저 의사를 물어보고 진행을 한다. 특히 글로벌팀 차원에서 임상 연구를 빨리 설계하고 진행을 해야 하는 경우 전략적으로 한국을 포함시킨다”며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올라갔고 이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해왔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항암 쪽 연구의 경우 한국 임상팀에서 가장 빨리 준비해 첫 번째 환자 등록을 진행하자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은 임상 연구 진행에서 파워 플랜트(Power Plant) 같은 역할을 한다”며, 임상 연구 수행에 있어 힘을 주는 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타그리소 첫 번째 환자, 린파자 아시아 첫 환자도 한국에서 나왔다.
기억에 남는 임상으로는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를 꼽았다. 그는 “타그리소는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을 빼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효과가 좋고 환자들의 기대도 높은 약인데 신약 개발 단계에서 한국이 첫 번째 임상시험부터 가장 빠르게 진행하며 기여했고, 임상 연구 허가를 위해 필요한 환자 수를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등록했다”며 “허가되고 건강보험 급여까지 받아 환자분들께 원활히 공급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목표로 ‘더 많은 임상 시험을 한국으로 론칭’하는 것을 제시했다. 그는 “약 70개 정도의 액티브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항암 쪽은 한국이 전사적으로 순위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의 포지셔닝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라며, “그 밖에 심혈관계질환, 신장질환, 대사질환, 호흡기질환 등 모든 치료영역에서 리더십을 확장하고 더 많은 임상 시험을 한국으로 론칭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임상시험 수 자체가 늘어나야 한다. 지금의 임직원 70여명을 넘어서서 더 큰 임상팀 조직을 내부적으로 가져가는 것도 목표다. 개인적으로 100명 그 이상의 조직이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있고, 임상시험 숫자로 봤을 때도 아스트라제네카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연구에서 한국이 글로벌 3위 이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SMM Korea는 2025년을 기준으로 새롭게 비전 세팅을 했다. 실현을 위해 도전하는 2019년 한 해가 될 것이다. 규모적인 측면에서 액티브(Active)한 스터디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내에서 글로벌 3위 수준으로 수행하는 조직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임상 시험에서 환자 등록 수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 숫자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자부심과 주인의식, 책임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제약회사 임상팀에 물어봐도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만큼은 못한다고 한다”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높은 기준과 목표, 성과 지수를 토대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이유이다. 또 회사 자체의 좋은 전략을 통해 론칭되는 약들이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보면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