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얼어붙고 있다. 온라인으로 소비 형태가 급변한데다, 각종 규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신규 출점마저 없어 본격적인 쇠퇴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이른바 '빅3' 백화점의 올해 신규 출점은 사실상 제로다.
지난 4일 롯데가 인천터미널점을 열기는 했지만, 신세계백화점과의 소송에서 이겨 신세계에서 롯데로 간판만 바뀐 경우다. 이외에 갤러리아 백화점이 올해 말 수원시 광교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갤러리아가 신규점을 선보이는 것은. 9년 전, 충남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점 오픈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는 2015년 마산점을 연 이후 당분간 백화점 출점 계획이 없다.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또한 올해 예정 계획이 없다. 가장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12월 대구신세계를 오픈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2020년 여의도점을 준공할 예정인 만큼 당분간 신규 출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트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신규 점포를 늘리기보단 기존 점포 효율화 조치에 나서며 오히려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 동대전점, 이마트 부평점, 시지점, 홈플러스 부천중동점, 동김해점이 폐점했고 올 상반기 이마트 덕이점도 폐점할 예정이다. 1~2인 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나 장보기가 줄어들고, 외식 비중이 증가한 탓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특가 상품, 편의점을 선호하는 현상도 한몫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부진을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8일 이마트에 대해 “예상보다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조9390억원, 영업이익은 20.9% 감소한 1천121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이 올해 시행 가능성이 높아, 업계는 신규 점포를 여는 것에 더욱 회의적이다. 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확대 및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적용과 함께 출점 절차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아웃렛 확장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파격적인 할인율과 넓은 부지에 즐길 거리를 늘려 고객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도 창고형 할인마트 트레이더스에 힘을 주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트 업계는 온라인 쇼핑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점포를 늘리기보다 특화매장이나 기존 매장 차별화 조치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화점 역시 도심에 신규 점포를 늘리기보다 복합 쇼핑몰과 아웃렛 등 교외로 진출해 핵심 입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