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독도를 만나고 떠오른 시구(詩句)는 천일홍의 꽃말이 돼 변치 않는 독도 사랑을 품게 했다.
안영선(69) 작가는 독도시인으로 살며 독도를 노래하고 자신이 만든 시를 서예로 써내려간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일에 망설임이 없다. 삶 그대로가 작품을 위한 습작의 연속이라 말하는 독도시인 안영선 작가를 만나 독도 사랑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독도 사랑에 빠지다
동장군의 기세가 한 풀 꺾인 지난 27일,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자택에서 만난 안영선 작가는 편안한 옷차림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집안 가득 빼곡하게 공간을 차지한 작품들이 정겹다.
인터뷰에 앞서 그가 멋진 원목 탁자에서 나흘 전에 받았다며 상을 보여줬다. ‘독도사랑상’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독도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펴는 개인과 단체에 독도사랑상을 수여하고 있다.
1969년 4월 고향인 경북 의성군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초등학교에서 4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안 작가는 2012년 8월 정년퇴직으로 정든 교단을 떠났다.
퇴직을 5년 정도 앞둔 어느 날 동료 교사들과 독도에 갔고, 아이들에게 독도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됐다.
“학생들이 독도가 누구 땅인 줄은 씩씩하게 잘 대답하는데 정작 그 이유를 물어보면 다들 눈을 피하고 고개를 떨구는 모습에 심각성을 느꼈어요. 퇴직 후 독도를 가르치는 일을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글 쓰는 교사, 독도 동시를 펴내다
이 무렵 취미로 틈틈이 글을 쓰면서 갖게 된 재주로 <독도에 가자>란 제목의 동시를 짓게 되고 이 시로 해양문학상을 받는다. 안 작가가 본격적으로 독도시를 쓴 계기다.
안 작가는 교사 시절 정부에서 발행하는 교육신문의 경북교육청 담당 기자로 활동하면서 정기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수태골>이란 작품으로 공무원문예대전에서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뒤 아동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부터 매일신문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대구신문에 교육 현장과 관련된 기고문을 실으면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독학으로 배운 솜씨이지만 안 작가의 사진은 시민기자단 중 으뜸으로 꼽혔다. 매일신문에서 경품으로 받은 디지털 카메라만 4대다.
지난 2016년 9월에는 두류도서관 갤러리두류에서 자신이 20번 가까이 독도에 오르면서 찍은 독도사진과 독도시화 40여 점으로 전시회도 가졌다.
2012년 한 출판사의 제안으로 첫 번째 독도를 주제로 한 동시집 <독도야, 우리가 지켜 줄게>를 펴낸다. 두 번째 동시집 <독도는 우리가 지키고 있어요>는 2014년 12월에 출간했다.
독도 사철나무를 닮은 시인의 독도 사랑
독도를 알리는 일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그는 ‘독도시인’으로 불리는 것이 좋다. 꾸준한 창작 활동으로 아직 소개하지 않은 독도 시만 190편에 이른다.
걸어 다니는 독도홍보관인 그는 대구시립중앙도서관에 독도이야기 사람책으로 등록되어 있다.
“지역의 초·중·고교를 돌며 많을 때에는 한 달에 6번 정도 독도를 강의합니다. 그리고 재능 나눔으로 도서관 등에서 서예와 글쓰기를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어요. 바쁠 때도 있지만 내가 나라와 독도를 위해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지난 2015~2016년에는 최고령 제1기 독도재단 독도랑 기자단으로 활동했다.
독도시인으로 유명한 안영선 작가는 지난해 <대신맨>이란 생활동시를 발간했다.
손주 6명이 직접 그림을 그렸다. 안 작가에게는 어느 화가의 그림보다 더 예쁘다.
안 작가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독도시를 짓고 책을 내고, 독도를 교육할 계획이다.
칠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지만 꾸준히 산에 오르고 마라톤을 즐기며 건강을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독도에 더 관심을 갖고 자신 있게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외쳤으면 좋겠어요. 당연히 우리 것이라고 손을 놓고 있기에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점점 더 노골적이잖아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독도를 온 마음으로 노래하는 독도시인 안영선 작가에게 독도는 영토 그 이상의 존재다.
안영선 작가의 독도 사랑은 가장 오랫동안 독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철나무(천연기념물 제538호)의 푸른빛을 닮았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