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안해서합니다] 불변의 새해 목표 ‘운동’, 25일간의 계단 오르기

[아무도안해서합니다] 불변의 새해 목표 ‘운동’, 25일간의 계단 오르기

기사승인 2019-01-30 06:00:00

“나 5㎏ 뺄 거야” “걷기운동이라도 해야죠” “이제 헬스 시작하려고요”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저마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이가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지난해 한 온라인쇼핑몰이 조사한 ‘새해 결심’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해 목표 1순위는 ‘건강과 균형 있는 몸매를 위한 운동’(95%)이었습니다. 올해도 역시 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기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목표는 ‘근육량 늘리기’, 목적은 건강입니다.  지난 1일 호기롭게 헬스장을 찾아가 1년 치 헬스장 회원권도 끊었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자기합리화를 시작합니다. ‘추운데 밖에 나갔다가 감기에 걸리면 어떡하지’ 근심이 앞섭니다. 일상에서 운동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에 빠져 있던 중, ‘계단’이 눈에 띕니다. 다리 근육 강화에 효과적인 계단 운동으로 근육량 늘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습니다. 이동 경로는 주로 집~지하철~편집국, 집~지하철~취재 현장이었습니다. 지하철 계단 길이는 제각각이었는데요. 적게는 10개부터 많게는 100여개가 넘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그중 최대 난코스는 서울 지하철 7호선과 2호선 환승구간인 대림역이었습니다. 올라야 할 계단은 총 118개로 3분 간 걸어야 완주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25일 동안 총 10번 이 계단 앞에 섰습니다. 계단이 보이면 미간이 먼저 찌푸려졌습니다. 

가장 피하고 싶은 장소는 편집국이었습니다. 건물 7층에 위치한 쿠키뉴스 편집국, 계단은 무려 218개에나 달합니다. 2층까지 걷기는 거뜬합니다. 그러나 4층을 지날 즈음이면 다리가 터질 듯 저려옵니다. 몸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숨도 가빠옵니다. 고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계단 운동을 하면서 들었던 출근 시간을 계산해보면 평균 15분 더 늘어났습니다. 

습관이 된 걸까요. 계단으로 다닌 지 2주째에 접어들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를 듣고, 층계를 세어보기도 하고요. 그러던 중 벽에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체력은 올리고 체중은 내리고’ ‘계단걷기의 실천, 활기찬 하루의 첫걸음’ 사소하지만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운동 효과가 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니 의지가 불타오릅니다. 더욱 빠르게 층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25일 동안 열심히 걷고 또 걸었습니다. 올랐던 계단만 대충 세어도 3400개가 넘습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근육량을 측정하기 위해 지난 26일 헬스장을 방문했습니다. 운동 전 미리 측정했던 수치와 비교해봤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오히려 근육이 줄었습니다. 체중도 빠졌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한운동사협회 관계자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문제는 식단과 운동방법. 관계자는 “운동을 시작하면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근육과 지방이 같이 연소 된다”며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늘어난 활동량만큼 고단백 음식을 같이 섭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운동량에 비해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했던 것이죠.

그러나 개의치 않습니다. 다른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운동으로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근육은 빠졌지만 걷기가 습관 되면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매번 목표만 세울 뿐, 의지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 것은 처음이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늦지 않았습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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