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은 교장 공모제를 실시한 학교 가운데 범서중학교와 울산에너지고교에서 평교사가 교장으로 임명됐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시교육청의 공모 결과 이병환 범서중 교사가 상북중 교장으로, 최성호 울산마이스터고 교사가 울산에너지고교 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007년 교장공모제 시행 이후 울산에서 평교사 출신이 교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가 시행하는 '교장공모제 추진계획'에 따라 올해 울산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한 곳은 척과초, 고헌초, 남창중, 상북중, 약사중, 울산에너지고 등 6개 학교다. 유형별로는 척과초·남창중·약사중은 초빙형, 상북중·고헌초는 내부형, 울산에너지고는 개방형으로 진행됐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교장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초·중·고교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다. 교장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과도한 승진경쟁을 지양하고, 민주적 학교 경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됐다.
일반 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초빙형)으로, 자율학교·자율형공립고는 교장 자격증 유무과 관계없이 교육 경력 15년 이상 교원(내부형)을 대상으로 공모할 수 있다. 마이스트고교는 교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개방형)도 교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까지는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를 교장으로 뽑을 수 있는 내부형의 경우 교장 공모 학교의 15%로 제한돼 있었다. 이같은 제한은 내부지원형으로 실시하는 자율학교가 많지 않은데다가 교장 취임 시기가 겹치는 곳이 드문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유리벽'으로 작용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 교육부는 지난 2017년말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 15% 제한 규정을 삭제했다. 이번에 울산에서 평교사 출신 교장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개정안 때문이다.
특히 진보성향의 노옥희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평교사 출신 교장 배출은 시간 문제로 여겨져 왔다. 교육부의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 당시 울산교총은 "전교조 출신이나 교육감과 친분 관계에 의해 교장을 뽑을 수 있어, 성실히 근무한 교사의 승진기회를 박탈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