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대학 도서관 등 일부 건물 난방을 중단한 서울대 기계·전기 담당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1일 “서울대 총학생회가 전날 내부 회의를 진행한 결과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입장서를 게재해 “노조와 대학본부 간의 신속한 협상 타결을 끌어내고 쟁의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노조와 연대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학내 시설관리직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애초 총학생회가 학내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시험, 취업 등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도서관을 파업 대상 시설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파업을 두고 학교 안팎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졸업생 방모(25)씨는 “학생을 인질로 삼아 협상하려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냐”며 총학생회의 결정에 반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 공간에서 개인과 국가 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생을 볼모로 잡은 세력과 동조하는 총학생회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당한 권리라며 파업을 두둔하는 반응도 있었다.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스페인에서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시민들이 쓰레기를 모아 시장 집 앞에 버리는 운동을 한다”며 “(도서관을 파업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것은) 파업하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우리 집 쓰레기만 치워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졸업생 최모(26)씨는 “난방이 노동자의 업무 중 하나였다면, 파업으로 난방이 중단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 사태를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문제 해결을 압박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는 서울대 기계·전기 담당 노조원 140여명은 지난 7일 오후 12시30분부터 대학 행정관과 도서관 등 3개 건물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전국 대부분의 국공립대가 정규직 임금을 적용하는 데도 유일하게 서울대만 지난 2017년도 용역회사 시절 임금을 지급한다”며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200만원도 안 되는 급여로 생활 중”이라고 토로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