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는 3월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무보는 바짝 긴장하게 된다. 아이가 변화된 환경에 적응은 잘 할지, 교우관계나 학업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아이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취학 전 건강상의 이상 유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취학 전 가장 먼저 방문해야할 곳은 바로 소아과청소년과다. 자녀의 정상적인 성장발달 상황은 물론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시행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누락된 예방접종이 있다면 확인해서 입학 전 접종을 마쳐야 한다. 심계식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키·몸무게·머리크기 등 외적 성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대한소아과학회에서 발표된 정상 성장 곡선과 비교 평가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성장 속도와 함께 신체 각 부위나 장기의 균형적인 성장도 체크한다. 만약 성장이나 발달이 지연되고 있다면 보다 자세한 성장발달 검사나 지능검사를 시행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치료가 필요한 급·만성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시력, 청력 검사를 통해 단체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혹시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면 단체 생활 시의 주의사항도 확인하고, 미리 학교 측에 사전 정보를 제공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또 단체 생활은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소아과학회에서 추천하는 예방접종은 가능하면 모두 맞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확인서를 학교 측에 제출해야 하므로 미리 확인하고 준비한다.
단체생활에는 어느 정도의 자립심과 책임감은 갖춰야한다. 이에 합당한 안정적인 정서 상태인지, 심리적인 문제는 없는지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심 교수는 “밤에 소변실수를 하는 야뇨증과 대변실수를 하는 유분증은 조속히 치료해야 한다”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정서적 문제는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아이의 불안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으로 애착을 유지하며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과 검진은 취학 아동들에게는 필수 사항이다. 시력에 이상을 가진 아이들이 그대로 취학하게 되었을 때에 시력 발달에 관한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주어 학교생활 적응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기에 시력검사를 해서 만약 굴절이상이 있다면 올바른 안경처방을 해주는 것이 아이의 올바른 학습습관은 물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신재호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키는 대개 스무 살까지 크지만 시력 기능은 여섯 살에서 아홉 살 사이에 완성된다”며 “태어나서는 물체를 어렴풋 감지할 정도 밖에 안 되는데 6개월이 지나면서 0.1, 돌이 되면 0.2 두 살 때는 0.3 정도다. 6살쯤 되서야 1.0의 시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기에 근시, 원시, 난시 등의 굴절이상이나, 사시, 눈꺼풀 이상 등에 의해 정상시력 발달이 안 되면 이후에 아무리 애를 써도 시력은 회복하지 못하며, 이를 약시라고 한다. 약시가 있게 되면 평생 생활하는데 불편과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취학 전 반드시 안과검진을 통해 눈의 이상을 발견해 치료해야 약시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쪽 눈만 약시가 있는 경우에는 대체로 불편을 호소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이들이 자신의 증상을 말로 표현해 내기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하면 정기적 안과검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건강한 눈을 위해서는 적어도 생후 6개월, 세살, 입학 전 이렇게 세 번 정도는 안과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면 6개월에 한번 정도는 안과검사를 통해 적절한 도수로 안경을 조정해 주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때는 대체로 젖니(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충치여부와 함께 올바른 치아발달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유치에 충치가 생겼을 경우 진행속도가 빨라서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도 금방 썩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간혹 어차피 빠지는 이라고 생각해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충치를 방치하면 통증도 있을 수 있고,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거나, 염증이 뼈 속에서 퍼져 얼굴이 붓고 전신적인 염증으로 번질 수도 있다. 김미선 강동경희대병원 치과 교수는 “충치 부위만큼 치아 크기가 줄어들어 영구치가 나오는 자리가 부족해져서 결국에는 교정치료까지 필요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래 앞니 교환시기와 비슷하게 첫 번째 큰 어금니가 나게 된다. 영구치는 유치와 다르게 씹는 면에 울퉁불퉁한 홈이 깊게 패여 있어서 이 부위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충치가 잘 생긴다. 이런 부위를 메워주어 칫솔질이 잘되게 도움을 주는 홈 메우기(실란트)를 시행해 평생 쓰는 어금니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큰 어금니가 잇몸 밖으로 완전히 올라오고, 썩지 않아야 홈 메우기를 진행할 수 있으니, 완전히 올라오기 전까지는 양치질에 더욱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치 뿌리를 잘 녹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잘 올라오고 있는 영구치들의 경우에는 유치가 많이 흔들리기를 기다려서 저절로 빠지게 해도 괜찮다”며 “하지만 유치가 빠지지도 않았는데 영구치가 비뚤게 나와서 이미 입안에서 보인다면 되도록 빨리 유치를 발치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영구치가 나오는 방향이 너무 안 좋아 유치를 일찍 빼야하는 경우도 있으니 정기적인 치과검진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