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내버스를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COPD엔 편강탕’문구에 대해 관할 보건소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간주해 고발조치에 나섰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COPD엔 편강탕’광고에 대해 관할 보건소가 편강한의원을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이하 COPD)은 담배 연기와 같은 해로운 입자나 가스의 흡입으로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기류 제한이 진행돼 폐 기능이 저하돼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호흡기질환이다.
치료방법은 폐 기능을 호전시키기보다는 증상 개선·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한다. 현재 COPD에 사용되는 어떠한 약제도 폐 기능 저하를 완화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소는 ‘COPD엔 편강탕’광고에 COPD에 편강탕이 상당한 효능이 있음을 단정 짓는 문구라 이의를 제기했다.
편강한의원이 해당 광고를 사용하는 근거인 ‘편강탕 추출물,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해 유발된 호흡기 염증성 객담의 과다 분비 및 블레오마이신(BLM) 유발성 폐섬유화증 완화’ 논문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 불과하다는 것이 연구소의 주장이다.
연구소는 폐섬유화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전혀 다른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사람이 아닌 동물실험인 점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모델이 아닌 폐섬유화증 모델로 한 실험이라 COPD에 대한 편강탕의 효과가 입증된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허위·과장 광고라 판단했다.
지난해 8월부터 연구소는 민원을 제기했다. 관할 보건소 관계자는 “논문 발췌의 경우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심의 기준'에 따라 SCI, SCIE급 논문 발표에 한해 허용하고 있으므로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사료된다”는 답변했다. 연구소가 재차 근거를 요청하자 보건소 측은 “근거요청 건과 관련해 편강한의원에서 ‘편강탕’과 관련한 논문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동물대상 임상시험이 논문의 가치가 무의미하다 평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광고를 삭제 또는 금지하도록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회신받았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의약품 개발 과정 중 동물실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돼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했을 때 제3상 임상시험을 통과해 허가받는 비율이 10~20% 정도다”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단계 임상시험이 없으면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한의원이 제시한 논문에도 ‘편강탕은 한국에서 비염·천식·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환자들에 사용됐다. 하지만 편강탕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데이터는 없다”면서 “왜 관할 보건소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 질의했다.
이에 보건소 측은 “문구 자체로 위법하다 판단하기 어려웠다.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해 질의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지연됐다”며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해당 광고에 대해 의료광고는 사실에 의거한 광고라 하더라도 소비자를 오인·혼동시킬 수 있다면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의료광고 심의 기준이라는 내용을 전달받아 해당 광고를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행정 처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편강한의원 관계자는 “지난 1월 말 계약만료로 버스 광고가 종료되었다. 현재 경찰이 해당 광고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결과에 따라 대응방안 모색 중이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