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가 사람 중심의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학교 건립 이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고 이들을 위한 일에 수익을 투자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육성은 곧 사회적 약자의 복지로 이어진다.
대구대는 체계적인 조직을 만들고 대학이 지닌 강점을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대구·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대구대의 사회적경제 지원 컨트롤 타워를 지휘하고 있는 윤재웅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을 만나 착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구대 사회적경제지원단은 어떤 곳인가.
지난 2017년 6월 경상북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을 맡으면서 신설됐다.
사회적경제지원단의 업무는 크게 경상북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사회적기업지원센터로 나눠진다.
경북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돕고 경북형 사회 서비스 제공, 창업 연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적경제 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사회적기업지원센터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핵심이다.
대구·경북의 사회적기업 창업 희망자를 선발해 창업 공간과 자금, 멘토링과 교육 등 사회적기업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두 센터가 운영하는 사업이 효과적으로 연계돼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건강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의 사회적경제 기업 공동 브랜드인 ‘위누리’ 통해 판로와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것도 사회적경제지원단의 업무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많은데.
기계학공학을 가르치는 공대 교수다. 산학협력단장과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을 함께 맡고 있다. 올해부터는 연구처장직도 맡게 됐다.
최근 조직 개편으로 총장 직속기구였던 사회적경제지원단이 산학협력단 산하로 들어갔다. 일관성 있는 산학협력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겸직을 하면서 물리적으로 많이 바쁜 것은 사실이지만 보람 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창업 지원과 접목해 사회적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는 것은 장점이다.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봐야하는 것처럼 큰 틀에서 일관성 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어 좋다.
-7년 연속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성과를 소개한다면.
혁신적인 사회적기업 창업 아이디어로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할 예비 사회적기업가를 위해 계획된 창업 지원사업이다
2013년부터 육성사업 창업지원기관으로 선정돼 지난해까지 총 137개 기업을 육성했다.
136개 기업이 법인 창업을 완료했고, 2018년 12월까지 총 61개의 기업이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 사회적기업이 됐다.
특히 2018년에는 23개 팀 중 15개의 기업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65%의 지정률을 달성했다.
창업팀 초기 진단부터 시기별 맞춤 멘토링과 자원 연계 등 체계적인 인큐베이팅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학교에 있는 6차산업 창업지원기관과의 대규모 플리마켓 운영, 듀얼공동훈련센터와의 제조기업 장비 지원, 창업지원단과의 창업 멘토링 및 교육 지원 등 대학이 가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창업팀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힘들었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지원기관이 총 30개인데 그 중 대학이 4곳이다.
대학이 과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지원기관으로서 적합한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산업협력단 내 다른 창업지원센터와의 연계나 사회적기업 물품 우선 구매 제도 개설, 대규모 플리마켓 운영 등 오히려 대학이 지난 강점을 극대화한 결과로 우수한 창업팀을 발굴하고 사업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
이제는 다른 대학에서도 사회적경제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남대와 금오공대 산학협력단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지원기관으로, 강릉원주대와 전주대 등이 사회적경제 리더과정 운영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찍이 이 분야에서 활동한 결과, 전국의 대학 중 사회적기업 창업지원기관 역할을 선점하게 됐다. 지속적인 활동으로 입지를 더 확고히 할 예정이다.
-대구대가 유독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대구대의 설립 취지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대학이다. 사회복지와 재활, 특수교육 3개 분야 특성화 대학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행복한 삶, 사회적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는 선구자적 삶’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대구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구대학교의 산학협력선도 대학육성사업인 일명 ‘링크플러스(LINC+)’ 사업단의 모토 역시 지원이 절실한 90%의 소규모 기업을 돕는 것이다.
이공계 중심의 산학협력에서 인문사회계 중심의 산학협력,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산학협력, 지역과 함께하는 산학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경북 사회적경제의 특성이나 장·단점이 있다면.
경북 23개 시·군이 비교적 지역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두레 등 마을공동체 개념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 울릉도를 비롯한 소규모 지역일수록 주민들 간의 협업이 잘되고 지역 특산물을 잘 활용하는 것 같다.
경산시 등 주로 규모가 큰 도시는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반면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은 소도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대구대 LINC+ 사업단과 연계 사업이 있는가.
LINC+ 지역사회 기여 실천 모델 개발 특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경산시에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에게 홍보 만화, 캐릭터 개발, 브랜드 스토리, BI, CI 개발 등을 무료로 제작해 준다.
사회적경제 기업 홍보와 상품 판매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경북도 사회적기업 공동브랜드 ‘위누리’ 홈페이지에도 사회적경제 기업과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LINC+ 사업단과 사회적경제 기업 리더 양성과정 개설, 대학생 인턴십 진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어떤 사람들이 대구대 사회적경제지원단을 찾으면 좋은가.
대구대 사회적경제지원단은 사회적경제 기업과 관련된 A부터 Z까지를 다 알려준다. 필요할 경우 창업 공간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뭔가 생각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지원이 동시에 이루어져 상담을 받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적경제 기업 예비 창업가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방향성이 중요한 것 같다. 간혹 사회적경제 개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원 때문에 성격을 모호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은 도태된다.
그리고 사회적기업도 기술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단순히 식품 하나만으로 경영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과 접목된 사회적경제가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의 내실을 다질 생각이다.
경북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 조직체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싶다.
그리고 올해 학교 자체 예산을 들여 사회적경제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대학원과 학부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또 전문가 집단을 꾸려 다양한 정책 제안도 하고 싶다. 아울러 전국 규모의 포럼이나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위한 전시회 등도 구상 중이다.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을 맡으면서 지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 지역의 성공사례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되지만, 한편으로는 대구·경북의 사회적경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을 느낀다.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과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대구대가 더 많이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현해 나가겠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