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이 동남아시아 3개국에 40여개 클리닉을 보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Singapore Medical Group Limited, 이하 SMG)의 최대주주가 돼 글로벌 의료한류 확대 강화에 나섰다.
복수의 국가에 40여개 클리닉을 가동중인 의료네트워크를 확보한 것은 한국 의료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차바이오그룹은 그동안 미국과 일본, 호주 등으로 확대해온 해외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차바이오그룹은 SMG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지난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 내 CC불임센터를 설립하며 국내최초의 의료수출 기록을 수립한지 20년만에 환태평양 의료네트워크의 기반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그룹은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타이완 등 7개국에 50개 병원·클리닉과 700여 의료진을 포함한 2400여명의 해외 임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의료그룹으로 입지를 다졌다.
차바이오그룹은 20일 차바이오텍의 자회사인 차헬스케어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사인 SMG 지분 24%를 확보했다. 차헬스케어는 이 거래 이전에도 SMG 지분율 6.8%로 4대 주주 가운데 하나였다.
SMG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 40여개의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는 회사로 지난 2005년에 설립됐다. 주요 진료분야는 여성의학, 암치료, 영상의학, 소아과, 성형피부과 등11개 분야이며, 파라곤(Paragon), 마운트 엘리자베스(Mount Elizabeth), 노베나(Novena) 등 싱가포르의 주요 의료 거점 및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 의료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의 중소기업 부문인 카탈리스트(Catalist Board)에 상장된 SMG는 지난 3년간 연평균 4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2억 16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796억원)다.
차헬스케어 윤경욱 대표는 “싱가포르는 동남아 지역의 무역 및 금융 거점일 뿐 아니라 의료 인프라도 국제적 수준”이라며 “지분확보를 통해 SMG를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 바이오 기술 활용 등 의료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초기지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의료한류 확대 가속화
차바이오그룹은 SMG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그동안 펼쳐온 글로벌 의료한류 확대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지난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 내 ‘CC불임센터’를 설립해 의료수출 1호의 신기록을 기록한 차바이오그룹은 2002년 LA HPMC(Hollywood Presbyterian Medical Center)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의료수출에 나섰으며, 지난 2013년에는 일본 도쿄에 세포치료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호주 최고수준의 난임센터인 City Fertility Centre(CFC)의 최대주주가 됐다. CFC는 시드니와 브리즈번, 멜버른 등 호주 내 주요 도시 8곳에서 난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 1984년 세계 최초로 체외수정 후 냉동됐던 배아의 착상과 출산에 성공하는 등 ‘난임 치료의 메카’로 알려진 곳이라는 점에서 차바이오그룹의 CFC 인수는 환태평양 IVF(In-Vitro Fertilization·체외수정)의 큰 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또 선진 의료서비스 시스템의 해외 수출도 활발히 펼쳐 지난 2017년 아르메니아와 차움 딜리잔센터 설립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카타르 국영 비영래재단인 카타르재단 산하 부동산 개발회사의 웰니스 리조트 내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메디컬 센터 사업 타당성 조사 컨설팅을 제공했다.
◇해외 일자리 창출효과 기대
이번 SMG지분 확보로 동남아 의료네트워크가 강화됨에 따라 차바이오그룹은 우수인력 해외 파견도 확대할 계획이다.
차바이오그룹은 LA HPMC와 일본 세포치료센터, 호주 CFC 등에 의료진과 직원 등 20여명을 파견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LA 캠퍼스 내에 기숙사를 확보해 직원뿐 아니고 차의과학대학 학생들의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직원과 간호사 등 12명을 추가로 선발해 하반기 현지 근무를 목표로 글로벌 전문가 파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등 동남아 거점 확보를 통해 차바이오그룹은 우수 인력의 해외 파견 채널을 한층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생식의학회 최우수, 우수 논문상 10차례 수상…난임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 입증
차바이오그룹은 시험관 아기 연구를 시작한지 2년 만인 1986년 국내 민간병원으로는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데 이어, 같은 해 국내 최초로 나팔관 인공수정 아기 출산에도 성공하면서 국내 최고의 난임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1989년에는 세계 최초로 미성숙 난자를 이용한 시험관 아기 시술법을 개발해 임신을 성공시켜 세계 최대의 생식의학회인 미국생식의학회(ASRM)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고, 이후 ASRM에서 10차례 이상 우수,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며 국내 난임 치료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199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리화 난자동결법은 이후 전세계 난자동결 사업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차병원은 2002년 미국 최초의 난자은행을 설립했다.
차바이오그룹 난임 연구의 우수성과들은 미국 최대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하기도 했으며, NBC와 BBC, 월스트리트저널, 뉴스위크, 피플을 비롯한 글로벌 매체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다. 2002년에는 산부인과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NOVAK’S GYNECOLOGY 등 4종의 의학 교과서에 차병원의 불임연구성과 사례가 게재됐다.
2011년에는 ASRM에서는 차광렬 소장의 연구 업적과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 ‘차광렬 줄기세포상’을 제정했다. ASRM이 개인 명의의 상을 제정한 것은 아시아인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었다. ‘차광렬 줄기세포 상’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5회 수상자가 선정됐고, 현재 2018년 수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