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혈액, 2시간만에 하얗게 변했다?

당뇨 환자 혈액, 2시간만에 하얗게 변했다?

기사승인 2019-02-28 09:46:08

검사를 위해 채취한 혈액이 불과 2시간 만에 하얗게 변한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소개됐다.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메스꺼움과 구토, 두통 등을 호소하다 병원으로 후송된 39세 독일 남성에게서 채취한 혈액이 2시간 만에 뿌연 흰색으로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검사 결과 환자의 혈액 내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수치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트리글리세리드는 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혈중 지방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150mg/dL(콜레스테롤이나 혈당의 단위) 이하가 '정상', 500mg/dL까지는 ‘매우 높음’으로 간주되는데, 사례 속 환자의 수치는 무려 1만 4000mg/dL로 정상 수치의 약 94배에 달했다. 혈액히 흰색으로 변한 것도 지나치게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환자에게서는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iabetic ketoacidosis)도 확인됐다. 이는 당뇨병의 급성합병증 중 하나로,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때 당보다 지방을 사용함으로써 야기되는 신대사물 축적 및 수분과 당의 손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의료진은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및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탓에 의식을 잃고 호흡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혈장반출(혈장 내 유해물질을 체외순환에 의해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최초시도 당시 환자 혈액 내 지방비율이 너무 높아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의료진은 직접 혈액을 체외로 제거하는 사혈(瀉血)을 통해 환자의 트리글리세리드 지방을 제거해야 했다.

당시 의료진은 라이브사이언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사례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혈액 내 지방 수치가 극도로 높았고, 이 때문에 혈액을 체외에서 걸러주는 기기조차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환자의 적절하지 못한 식습관과 당뇨병의 그릇된 대처, 그리고 인슐린 저항 및 비만 등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인 ‘내과학 저널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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