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 살모넬라, 간염도 유발...발병기전 첫 제시

식중독균 살모넬라, 간염도 유발...발병기전 첫 제시

기사승인 2019-03-04 13:13:01

해외 방문 후, 고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살모넬라 간염’으로 신속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선제적 치료로 환자의 간 손상을 예방한 사례가 소화기분야 최고의 국제학술지 ‘Gastroenterology’ (Impact factor = 20.877) 정식게재에 앞서 1월 온라인판에 먼저 소개됐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주로 급성위장관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드물게 간에 염증이 생기고 손상되는 간염으로 이어진 사례가 과거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살모넬라균 급성 간염은 선진화된 국가에서는 희귀한 사례로 전문의의 정확한 판단이 없으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급성 간염은 바이러스, 각종 약제, 알코올 등에 의하여 염증성 간 손상이 급격하게 진행되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없으면 간부전이나 간 이식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제1저자·교신저자)·병리과 정은선(공동 제1저자) 교수팀이 간 손상 원인을 살모넬라균이 간 내 대식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유발하여 간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확인한 첫 사례보고이다.

29세 여성환자가 2주 전 해외(인도)를 다녀온 후 설사, 식욕부진, 비정상적 통증과 5일간의 고열로 응급실을 내원하였다. 환자는 특별한 병력이나 복용하는 약이 없고 음주도 하지 않았다. 기본 혈액검사 결과 간 기능의 이상을 보여 (AST >700, ALT >400) 소화기내과 병동으로 입원하여 초음파, CT, 간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혈액검사와 간 조직검사 결과 모두 ‘살모넬라 파라티푸스균 A (Salmonella Paratyphi A)’로 인한 살모넬라 간염으로 진단되었다. 간 조직의 병리 소견상, 살모넬라균이 간 내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유발하여 간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면역화학염색검사를 통해 병리형태적으로 확인하였다.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정상체온으로 회복하고, 간 기능이 빠르게 정상화되어 입원 17일 만에 퇴원하였다. 일주일 후 외래 진료에서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더 이상 균이 동정(채취된 검체 내 균이 발견)되지 않아 완치로 판정되었다.

살모넬라균은 날고기, 달걀, 소고기, 잘 씻지 않은 채소, 과일 등을 섭취 시 감염될 수 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동안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Typhi) 감염으로 인한 고열이 많았으나, 최근 특히 아시아 지역에 살모넬라 파라티푸스균 A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이 환자처럼 살모넬라균이 장염 뿐 아닌 드물지만 간염 또한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해외 여행력이 있고 발열, 간 기능 이상을 보이는 경우, 살모넬라 간염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선제적으로 시행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병리과 정은선 교수는 “최근 다양한 원인의 간 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환자의 치료방침을 정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므로, 앞으로도 조직화학염색, 면역조직화학 염색 및 전자현미경 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