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 씨를 성추행하고 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1심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모(45)씨 측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이내주 부장판사)에서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은 최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원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심은 피해자 진술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전체 진술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출입문이 쇠사슬과 자물쇠로 채워져 감금됐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는데도 그 이후 진술은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됐다"고 했다.
변호인은 "원심은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울 정도라며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쇠사슬과 자물쇠 등으로 감금돼있다는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양씨가)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감금은 감금죄로 별도의 범죄가 구성될 수 있을 만큼 주요 진술이고 진술 번복한 부분도 매우 중요한 것인데 원심이 주요 부분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가 추행을 당한 이후 먼저 실장에게 연락해 촬영 일정을 잡은 것은 학비를 구해야 하는 피해자의 특수상황과 성인지 감수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5개월이 지나 스스로 다시 실장에게 연락해 촬영을 요청한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해당 스튜디오가 다른 곳과 달리 성추행이 심했다고 피해자는 진술했는데, 다른 스튜디오에 가지 않고 먼저 다시 연락한 점을 보면 성인지 감수성을 벗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변호했다.
반대로 양씨 측 변호인 이은의 변호사는 "자물쇠와 쇠사슬 진술 관련 실제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을 봐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그 정도의 공포를 느꼈고, 큰 자물쇠나 쇠사슬이라고 느낄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납득할 수 있게 진술했다"며 "다른 피해자들도 동일한 이야기를 한 만큼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상당 부분 올라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쇠사슬과 자물쇠가 강제추행의 요건이고 중요한 것인지 재판부가 봐야 한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성추행하고 사진기를 들이대 촬영하는데 어떤 카메라로 촬영하는지 등을 기억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양씨는 이날 법정을 찾아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최씨 측은 양형 부당과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해 양쪽 모두 항소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