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말고 마스크”…최악 미세먼지, 봄 마케팅도 ‘회색화’ 됐다

“나들이 말고 마스크”…최악 미세먼지, 봄 마케팅도 ‘회색화’ 됐다

기사승인 2019-03-06 01:00:00

희뿌연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관련 용품의 매출이 치솟고 있다. 마스크·공기청정기가 포털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전례 없는 현상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기존의 나들이 마케팅을 제처 두고, 마스크‧공기청정기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이른바 ‘회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5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세먼지 관련 상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기청정기는 249%, 마스크는 345% 각각 급증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 세탁물을 건조하기 어려워지면서 건조기 매출 역시 45%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최대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공기청정기 매출은 2년 전과 비교해 1393% 증가했고, 마스크는 7배가량인 661% 늘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 담당은 "겨울철 미세먼지가 계속 극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 주말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이마트는 다양한 색상과 패턴을 가진 미세먼지 마스크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 전문 회사 필트는 아예 배우 신민아를 '미세먼지 마스크'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 마스크가 단순한 보건용 아이템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까지 자리 잡은 것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가 우리의 생활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커머스 기업도 미세먼지 관련 제품 판매가 치솟는 것은 물론, 관련 마케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G마켓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황사‧독감 마스크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66% 늘었다. 공기청정기 매출도 180% 급증했다. G마켓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연일 심각한 수준으로 봄철 내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관련 상품 수요가 계속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현재 옥션 역시 ‘미세먼지 특별전’을 열고 기존의 미세먼지 마스크는 물론 방독 마스크, 방진마스크를 소개하고 있다. 실내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미세먼지 측정기도 판매 중이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방독마스크 판매량은 전 주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쿠팡도 미세먼지 관련 용품을 한자리에 모은 '미세먼지용품 테마관'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무려 65만 여개의 용품을 준비했다. 쿠팡은 '황사마스크', '손세정제', '공기청정기', '공기정화식물' 등 고객들이 자주 찾는 제품들을 HOT카테고리관에 따로 모아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도 3월 테마를 미세먼지에 초점을 둔 ’Be Fresh’로 잡고,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및 무선 청소기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봄철 나들이객을 타깃으로 다양한 외출 상품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펼쳤다면, 최근에는 미세먼지부터 걱정하는 ‘회색’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독한 미세먼지가 계속 기승을 부리면서 산업 전반은 물론 사람들의 생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미세먼지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봄철 마케팅의 상징은 나들이보다도 미세먼지로 굳어져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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