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해외수주 적신호에 IPO 난항까지…라오스發 나비효과

SK건설, 해외수주 적신호에 IPO 난항까지…라오스發 나비효과

기사승인 2019-03-07 04:00:00

지난해 발생했던 라오스댐 사고가 SK건설에게 나비효과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 SK건설의 올해 해외수주 실적은 라오스댐 사고 전후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고, 중심 사업인 플랜트 부문에서 직원들의 감소가 이뤄지기도 했다. 또 올해 예정돼 있던 IPO(상장)도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6일 해외건설협회가 올해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액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SK건설의 해외수주액은 3월6일 기준 1억1735만5000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12억642만4000달러)에 비해 7%(907만달러)가량 감소한 실적인 셈. 

이는 지난해 라오스 세피안 세남노이댐 부실시공 논란으로 인한 대외 신뢰도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업계에선 라오스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는 사이, 사고 원인이 SK건설의 무리한 공기 단축에 의한 인재라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실제로 SK건설은 지난해 1월~7월 해외수주액이 27억달러를 넘기면서 해외건설협회 통계기준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라오스댐 사고 발생 직후부터 연말까지는 약 1억8000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부동산·건설업계 관계자는 “라오스 사건이 도덕성이나 공정성 등 SK건설의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인 타격은 주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해외수주에 있어서 아무래도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수치상으로도 비교를 해보면 눈에 띄게 수주 규모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라오스 사건을 시작으로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플랜트 부분에서 직원의 대거 이탈이 이뤄졌다. 직원 수와 매출이 반드시 정비례한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올해 매출에서 국내와 해외 비중을 50대50으로 잡고 전체 매출의 50%는 플랜트 사업부에서 내겠다는 계획과는 다소 상반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SK건설의 총 직원 수는 4909명으로 2017년 3분기(5086명)보다 177명 감소했다. 건축과 인프라 부문(38명)에서 직원 수가 다소 늘긴 했어도, 플랜트(2919명→2703명, 216명 감소) 부문에서 직원들의 대거 이탈이 이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머지 50%인 건축과 토목, 인프라 사업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SK건설의 올해 분양계획을 보면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한 건도 없다. 광명·부평·수원 등 수도권에서 3건, 광주·대전 등 지방에서 2개 현장을 분양하는데 그친다.

SK건설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굵직한 수주가 없는 것으로 보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SK건설뿐만 아니라 쌍용 등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쪽으로 자꾸만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 주택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건설 관계자는 “매년 5000~6000가구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서울 은평구 DMC SK뷰 이후로 서울 분양은 없지만 분양 가구수는 올해도 동일하게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1조원대 원유 비축 시설 건설 공사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1,2월 발표된 건은 모두 지난해 수주한 사업이고, 앞으로 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정됐던 상장(IPO) 일정도 좋지않다. IPO란 비상장기업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그 주식을 법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주식을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팔고 재무내용을 공시하는 것이다.

앞서 SK건설은 2017년 SK디스커버리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상장에 무게가 실렸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계열사가 아닌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각각 44.4%, 28.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SK와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SK건설이 라오스 사고 수습에 역량을 집중하게 되면서 연내 IPO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앞서 SK건설은 200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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