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8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경사를 누렸다.
전자랜드는 지난 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95-9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2위를 확보해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전자랜드는 유도훈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첫 해인 2010~2011 시즌 이후 한 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력이 있는 저력 있는 팀이다. 하지만 동시에 KBL 10개 팀 중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해 ‘만년 중위권’이란 웃지 못 할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 전자랜드는 그간의 불명예스러운 수식어에서 탈피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외국 선수 선발을 성공한 것이 올 시즌 전자랜드 상위권 도약의 가장 큰 요인이다.
KBL에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제도가 도입된 이래 유 감독의 장신 외인 선발은 실패에 가까웠다. 제임스 켈리, 아이반 아스카, 브랜든 브라운 등 기량이 뛰어난 선수와 함께 했지만 팀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시즌 초반 함께한 머피 할로웨이가 유 감독의 흑역사를 청산했다. 골밑 장악력과 이타적인 플레이로 ‘할로웨이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찰스 로드는 할로웨이 부상 이탈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이전까지 ‘악동’ 이미지가 짙은 로드였지만 전자랜드 합류 후에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리바운드 능력과 화끈한 골밑 공격으로 전자랜드의 골밑을 탄탄히 지켰다.
지난해 단신 외인 존조 셀비로 실패를 거둔 뒤 유 감독이 야심차게 선택한 기디 팟츠도 성공적이었다. 팟츠는 시즌 초반 기복을 보였지만 KBL 적응 이후 연일 뜨거운 슛감각을 자랑하며 전자랜드의 상위권 안착에 힘을 보탰다.
국내 선수들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정효근의 성장은 눈부셨다. 데뷔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그는 올 시즌 괄목성대한 성장을 이뤘다. 3년차에 접어든 강상재와 김낙현도 한 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전자랜드의 2위 달성에 한 몫 했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목표로 삼은 전자랜드의 목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발전을 이루며 8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유 감독과 전자랜드의 숙원은 올 시즌 이뤄질 수 있을까.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