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의 복귀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따이공에 기대는 현 면세업계의 의존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이공이 중국 내 한국 물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쇼핑을 목적으로 이전만큼 한국을 적극적으로 찾겠냐는 우려가 인다. 아직 식지 않은 중국 내 반한 감정도 문제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춘절 중국 관광객들은 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할 해외여행지로 꼽았다. 이어 일본, 인도네시아가 순이었다. 4위는 싱가포르, 5위는 베트남이었다. 아시아 국가들이 줄줄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1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7위는 미국, 8위 호주, 9위 필리핀, 10위 이탈리아로 장거리 여행지에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에서 해외여행을 떠난 이는 전년보다 13.5% 증가한 무려 1억4000만명이었다. 이처럼 해외여행에 나서는 중국인은 늘고 있지만, 여행지로의 한국의 매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한 감정과 더불어 증가한 따이공 탓에 쇼핑을 이유로 더 이상 한국을 찾을 이유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과거 사드 사태 이전의 유커들은 사실상 쇼핑을 주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따이공은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대량 구입해 귀국 후 ‘되팔이’ 수익을 올리는 보따리 상인이다. 한국에서 구입한 물품을 현지 모바일 메신저나 SNS 등 온라인을 통해 팔아 수익을 남긴다. 사드 사태 이후 늘어난 중국내 한국 물품에 대한 수요를 파고들어 급격히 늘었다. 일명 ‘싹쓸이’ 쇼핑으로 객 단가가 높아 면세점이 이들 유치를 위해 일종의 리베이트인 ‘송객 수수료’를 주고 있을 정도다.
사실상 국내 면세업계의 주 고객으로 봐도 무방하다. 업계는 매출의 70~80%가 중국인이고, 이 중 80% 이상을 따이공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면세업계을 좌지우지할 만큼 성장했다. 중국 당국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으로 이들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아직까진 국내 면세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내 면세업계에 있어 ‘계륵’ 같은 존재다. 매출을 올려주는 일등 공신이지만 문제는 따이공 의존 기간이 길어질수록 송객 수수료 지출로 인해 겉 매출만 화려해지는 '속 빈 강정'이 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에 순수 관광객인 유커를 끌어들이고 면세점과 따이공 간 의존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선 ‘쇼핑’ 외의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면세 쇼핑으로 중국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많다. 기존처럼 면세점만 늘렸다간 이들 사이 경쟁만 부추겨 오히려 면세 업계가 공멸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 등, 장기적으로 봤을 때 따이공 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이 좋다고 볼 순 없다”면서 “면세점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