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은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과제를 누구보다 앞장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3·8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 보장을 위해 궐기한 날을 기념해 1975년 유엔(UN)이 ‘세계 여성의 날’을 공식 지정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으로 ‘여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진 장관은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 보장을 향해 내딛은 발걸음이 모든 여성들의 여정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 또한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성평등 사회를 향해 꾸준히 전진하며 사회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한 해 미투 운동을 비롯해 불법촬영 근절, 낙태죄 폐지 등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며 “이제 ‘평등을 일상으로’ 구현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내실화하는 동시에 인식과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성평등은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이며, 평등과 자유를 바라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이들의 손을 잡고 여성가족부도 함께 걸어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3·8 여성의 날 기념 메시지 전문.
우리에게는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은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발걸음은 여성의 권리 보장을 위해 전진하는 모든 여성들의 여정으로 이어져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성취될 때까지 우리 자신의 다리로 서야 하고 우리 자신의 투지로 싸워야 합니다.” 1919년 김마리아 여사께서 여성들의 3.1운동 참여를 독려하며 외쳤습니다. 한반도의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신분제도의 구습을 떨치고 3.1운동을 통해 민족 독립의 한축으로 섰습니다.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 잡아야 한다.”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선생님께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하셨습니다. 이 단단한 결심은 위안부는 없다던 일본 정부의 거짓을 깨부수었고, 전 세계 모든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미투’를 외칠 수 있는 등불이 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여성들이 처한 현실은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여성들은 자신이 겪은 폭력의 경험을 증언하며 폭력을 종식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들이 겪어온 성폭력에 함께 분노했고, 성폭력을 고발한 이들의 용기가 꺾이지 않도록 함께 마음의 손을 맞잡았습니다. 미투 운동의 전 세계적 흐름은 더 나아가 폭력을 유발하는 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고 성별과 관계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실현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평등 사회를 향한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발걸음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한국은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각종 법률과 제도를 마련하고 정비해왔습니다. 특히 여성운동단체 등 시민사회와 정부부처 간 협력을 통해 제도를 발전시키는 선례를 만들어왔습니다. 가부장제의 상징과도 같던 호주제를 폐지하였습니다. 성평등 정책 추진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하고 성폭력․가정폭력 등 각종 폭력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였습니다.
우리는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에 미투 운동을 비롯해 불법촬영 근절, 낙태죄 폐지 등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문화예술계와 직장을 아우르는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과 불법촬영물 근절을 위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이 수립되었으며, 인공임신중절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7년 만에 실시되었습니다.
이제는 “평등을 일상으로” 구현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내실화하는 동시에 인식과 문화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여성가족부는 폭력의 기저에 깔려있는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성차별․성희롱을 금지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포괄적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습니다. 성평등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성평등 인식과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한 번씩은 범람하여 더 비옥해지는 옥토처럼 우리는 지금의 갈등과 혼란을 딛고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서로를 마주할 것입니다. 낡고 위태로운 차별이 아닌 단단한 평등 위에서 서로를 반기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성평등을 향한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평등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전진해온 것처럼, 성평등 사회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성평등은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입니다. 평등과 자유를 바라는 우리사회의 모든 이들의 손을 잡고,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8일 여성가족부 장관 진선미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