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2018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본 보고서는 2018년 상담 건수 2661건 중 초기상담 1579건을 심층 분석했으며, 특히 가정폭력 상담통계를 심층 분석하고 있다.
우선 2018년 초기 상담 사례 1579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폭력 피해가 685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정폭력 644건, 데이트폭력이 255건, 스토킹이 214건으로 이들 상담 유형이 전체의 83.2%를 차지했다.
피·가해자 관계 유형을 들여다보면, 피해자가 여성이면서 가해자가 남성인 사례는 94.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전·현 배우자, 전·현애인, 데이트 상대자가 가해자인 경우가 57.5%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폭력 피해 다수가 남성에 의해서 발생하며,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임이 나타난다.
가정폭력 상담 644건 중 신체적 폭력은 55%, 성적 폭력 24.7%, 정서적 폭력 16.5%, 경제적 폭력 9.3%로 나타났으며, 두 가지 이상의 폭력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경우는 62%에 달했다. 가정폭력 피·가해자 관계분포를 살펴보면, 배우자가 6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부모 13.8%, 형제자매 6.2% 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 중 2차 피해 경험이 드러난 사례는 30.6%였다. 그러나 이는 2차 피해 내용이 주된 상담 내용에 포함된 사례만을 한정한 건수로, 더 높은 비율로 2차 피해 경험이 발생하리라 추정된다.
이들이 경험한 피해는 '피·가해자의 주변인과 가족' 55.3%, '경찰·검찰·법원' 23.8%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 남편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니 참고 살아라”, “가족 불화 일으키지 말라”, “남자(남편)한테 맞춰줘라”며 폭력을 외면하는 가족·주변인뿐만 아니라 “경찰 부를 일이 아닌데 왜 불렀냐”며 가정폭력을 ‘가정사’나 ‘부부싸움’으로 치부하고, “아줌마가 정신이 없어서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한다”며 피해자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경찰의 대응을 겪으며 피해자는 폭력에 대응하는 것을 체념하기도 했다.
더불어 가정폭력 피해자가 겪게 되는 '역고소', 특히 '쌍방폭력' 사례의 심각성도 다루고 있다. 지속·반복적 폭력에 대한 피해자의 저항을 '쌍방폭력'이라 주장하는 가해자와 이를 기계적으로 ‘쌍방폭력’으로 처리하는 경찰로 인해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고를 해도 결국 합의나 고소취하로 마무리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