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빠른 증가

조울증,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빠른 증가

기사승인 2019-03-14 12:01:00
양극성 정동장애 일명 ‘조울증’ 환자가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기분·생각·행동 등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 약물이나 상담 등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간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5년간 21.0%(연평균 4.9%) 증가했다. 특히 70대 이상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12.2%로 전체 연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건강보험 가입자 중 ‘조울증’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3년 7만1687명에서 2017년 8만6706명으로 연평균 4.9% 증가하는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진료실인원은 5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많았고, 남성은 2013년 2만9576명에서 2017년 3만5908명으로 연평균 5.0%(6,332명) 증가했고, 여성은 2013년 4만2111명에서 2017년 5만798명으로 연평균 4.8%(8687명)이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정석 교수는 “흔히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2~3%의 유병율을 보이고, 2011년 국내 역학조사에서도 유병율이 4.3%로 나온바 있다”며 “최근 양극성장애 진료인원이 많이 증가했지만 전체 인구로 따지면 0.2%에 못 미쳐 실제로 병에 걸린 사람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 진료를 받는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전 역학연구 결과를 고려해보면 아직도 양극성 장애 환자 중 대다수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연구들을 보면 여성에서 조금 더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결과가 많은데 임신·출산과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5년간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70대 이상이 12.2%로 전체 연령대 연평균 증가율인 4.9%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또한 8.3%로 그 뒤를 이었으며, 60대도 7.2%로 나타나 60대 이상과 20대 환자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2013년 대비 증감률 또한 70대 이상 58.7%로 가장 높았고, 20대 37.5%, 60대 32.0%로 그 뒤를 이었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70대 이상 7.6%로 가장 높았고, 20대 7.4% 그 뒤를 이었으며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2017년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70대 이상 환자(305명, 전체 170명 대비 1.8배)가 가장 많았고 20대(209명), 30대(195명) 순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의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최근 5년간 남자는 20대 환자가 8.5%(여자 20대, 6.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여자는 70대 이상이 9.2%(남자 70대 이상, 5.2%)로 가장 높았다.

조울증 질환의 진료비를 살펴보면, 2013년 872억원에서 2017년 1042억원으로 170억원이 증가해, 2013년 대비 19.5% 증가 했다. 입원 1인당 진료비는 최근 5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연평균 4.6%)하고 있으며, 약국 1인당 진료비는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석 교수는 “양극성 장애 환자들은 여러 만성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일반 인구에 비해 10~20년 정도 수명이 짧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최근에 의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환자들의 수명도 늘어나면서 젊은 시기에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노년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노년기에는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젊었을 때 양극성 장애가 발생해 노년기에 접어든 환자들과 노년기에 새로 양극성 장애가 발생한 환자들이 합쳐져 70대 이상에서 진료인원이 증가된 것으로 생각된다. 20대는 흔히 인생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지지만 최근에는 무한경쟁으로 인한 학업, 취업스트레스로 20대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내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이유로 국내 20대의 양극성 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70대 이상에서 여성이 높은 이유는 평균 수명이 높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가면서 남편의 사별 등 많은 상실을 경험할 수 있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양극성 장애 발병과도 연관될 수 있다”라며 “20대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조현병 등 다른 정신질환에서도 남자가 더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남성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더 높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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