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뉴트로’에 빠지다…유통가 “70‧80 되살려라”

요즘 애들, ‘뉴트로’에 빠지다…유통가 “70‧80 되살려라”

기사승인 2019-03-16 04:00:00

‘새로운 경험으로서의 과거’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한 ‘뉴트로’가 유통가에 휘몰아치고 있다. ‘복고’를 소비하는 방식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뉴트로’는 젊은 층이 겪어보지 못한 과거를 새로운 경험으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기존 ‘복고’ 와는 차이가 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이미 유통업계의 핫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뉴트로 열풍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식품과 패션업계다. 식품업계에서는 과거 출시했던 제품 패키지를 다시 그대로 재현한다거나, 패션업계에서는 70~80년대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 등을 다시 들고 오는 식이다. 

과거 인기를 끌던 오버사이즈 핏, 빅 로고 프린팅 셔츠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스웨트 셔츠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무신사 관계자는 “오버사이즈 스웨트 셔츠가 인기를 얻는 요인은 새롭게 떠오른 뉴트로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크네 스튜디오는 아예 ‘청청 패션’을 들고 나왔다. 과거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남녀 데님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나왔던 1996, 1997 데님 팬츠를 올해 더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했다. 허리선을 높게 잡아 스트레이트 핏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뉴트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꼽은 올해 3대 외식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식품업체들도 단종 됐던 옛 제품을 ‘부활’시키며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7일, 2011년 단종 됐던 ‘별난바’를 재출시 했다. 기존 별난바는 일반 캔디를 사용했던 반면, 이번에는 탄산 캔디를 적용해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고객 상담실로 접수되는 민원의 10%가량이 별난바 재출시를 요청하는 글일 정도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SPC삼립도 1980년대 출시했다가 단종된 ‘우카빵’과 ‘떡방아빵’을 지난달 재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1980년대 패키지는 그대로 살렸으나 맛은 현대적으로 변화시켰다. 내용물에 크림을 추가해 부드러움과 고소한 맛을 살려 ‘요즘 애들’의 입맛에 맞췄다. 또한 빵 안에 찹쌀떡을 통째로 넣어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초호화 5성 호텔에도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긴 마찬가지다. 호텔업계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콘셉트의 패키지와 프로모션을 앞다퉈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연상할 수 있는 LP 음악과 레트로 감성의 메뉴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레트로 락 인 더 와인’ 갈라디너를 28일 진행한다. 의상 코드까지 락의 전성기이자 본고장인 1970년대 영국을 콘셉트로 잡았다. 바이브드블러바드(LP바)를 운영하는 바비 제임스 디제이가 선보이는 LP 음악이 펼쳐진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은 세계 최초의 촬영 인화 카메라 앱 ‘필라로이드’와 손잡고 봄 패키지 ‘모멘츠 오브 스프링’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글래드 여의도의 뷔페&카페 레스토랑 ‘그리츠’는 1980년대 경양식 메뉴에서 착안해 개발한 메뉴와 최근의 트렌디한 식재료를 활용한 ‘뉴트로x그리츠’ 프로모션을 5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복고가 기성세대에 의해 옛것에 대한 ‘향수’ 정도로만 소비됐다면 최근에는 젊은 층이 옛것에 대한 새로움을 찾고자 복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면서 “뉴트로 열품의 키워드는 ‘옛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움‘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